지난 주에 런던에서 열린 '월드 투어리즘 트래블 마켓'에 다녀왔습니다. 세계 최대의 여행/관광 박람회 중 하납니다. 최근 포스팅만 보면 마치 이 블로그가 환경 블로그 같겠지만, 엄연히 환경과 여행의 중간 어디쯤 블로그, 아니겠습니까. 제목도 '여행은 힘이 세다' 고요. 험험.






11월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열리는 행사인데요, 일반인 참관은 8일부터 사흘간이에요. 당일에 가면 입장료가 65파운드, 우리 돈으로 10만원이 넘는데,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무료로 입장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여행과 관련 있는 회사에 일하고 있어야 한다는 애로가.... 저도 그래서 은근슬쩍 경향신문으로 신청했습니다. 신문사로 신청했더니 자동으로 '프레스'로 등록이 되더군요. 현장에 가 보니 기자실도 있고, 바람결에 전해지는 소문으로는 거기 먹을 것도 있다고 했지만 양심상.... ㅠㅜ



박람회이긴 하지만 관련 세미나나 강연도 굉장히 많아요. 박람회장 귀퉁이에 세미나실에 10여개 있는데, 종일 빠듯하게 많은 세미나가 열리더라고요. 저희 학교에서도 관광 공부하는 학생들은 견학도 할 겸, 일자리도 알아볼 겸, 세미나도 들을 겸 해서 단체로 가더라고요. 




저도 <책임여행의 성장>이라는 세미나를 들었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이 세미나가 엄청 인기가 있어서 한 200명 들어가는 강의실이 다 차고, 사람들이 복도에 서서 듣더라고요.
사진의 어르신이 유명하신 해롤드 굿윈 교수님입니다. 리즈 메트로폴리탄 대학 책임여행 과정 교수님인데, 이 분이 세미나 사회를 보시더라고요. 



책임여행은 한마디로, 관광객이 관광지의 문화, 경제, 환경에 대해 책임 의식을 갖고 여행에 임하는... 여행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종의 여행 버전 윤리적 소비죠. 책임여행에 대해서는 2007년에 쓴 기사가 있습니다. 클릭!





이 책임여행 시장은 지난 5년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의 윤리 의식이 높아진 것도 있고, 업계의 새 트렌드이기도 하고 겸사 겸사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큰 여행사가 토마스 쿡인데, 토마스 쿡에는 책임여행/지속가능한 여행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답니다. 패키지 여행 상품을 팔더라도 동물을 학대하는 여행지나, 아동 노동이 이뤄지는 여행지는 안 가는 거죠. 현지에서는 여행이 현지인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지 사람으로 가이드를 고용하고,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식당을 이용하고... 대체로 그렇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여행자'와 '여행지'의 관계가 일방적 소비가 아닌, 서로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보자는 지향을 갖고 있습니다. 음 문득 우리나라 최대 여행사 ㅎ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지는....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녹록진 않죠. 책임여행인 척 하는 가짜 여행들도 많고요. 이날도 캄보디아 여행 관련 엔지오에서 일하는 분이 발표하시는데, 요즘은 '고아원 관광 orphanage tourism'이 엄청 인기랍니다. 지난 번에 포스팅한 '노숙자 투어(클릭!)'와 비슷한 도시 빈민관광 Urban poverty tourism의 한 형태인데요, 고아원에 가서 아몬드같이 눈망울이 또랑또랑한 제 3세계 어린이들과 놀아주고, 경제적 도움도 주는 일종의 '자원봉사관광'이죠. 그런데 지난 5년간 캄보디아 고아원 관광객의 수가 3배 늘었고, 같은 기간 캄보디아 고아의 수도 2배 늘었답니다. 고아원 관광객이 많으니 부모들이 애들을 고아원으로 보낸데요. 캄보디아 고아원 고아의 72%가 부모가 있답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지...ㅠㅜ





하여간 부스들도 예쁘더라고요. 이렇게 상담 코너들이 있는데, 여행사와 호텔, 관광청 뭐 이런 분들이 상담을 하는 '업자' 코너입니다. 



예쁘게 잘 만들지 않았나요? 상담도 하고 차도 한잔 마시고 등등.



이벤트도 계속 열리는데요, 이 분은 에콰도르에서 오신 미의 여신. 손에 들고 있던 장미꽃을 주시면서, 5분 뒤에 에콰도르 민속 공연도 하고 먹을 것도 주니까 오라고...
 



여기는 기억이 나지 않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부스입니다. 외국의 관광 지도는 또 우리나라 지도와 굉장히 다른 것 같아요. 우리는 관광 박람회를 하면 중국 코너가 꽤 큰데, 여기는 중국이나 일본 부스가 조그많고, 아프리카와 중남미가 대세더군요. 




힐X 호텔 부스입니다. 정말 호텔 로비처럼 만들어 놓지 않았나요?



여긴 입지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오만 부스. 



이탈리아는 역시 관광 대국인지, 엄청나게 크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요즘 상황을 보면야, 언제 폭삭 망할지 모를 것 같아서 기념으로 한 장 찍어 두었습니다.



한국 부스입니다. 수줍어서 살짝 지나가면서 찍었어요. 수지침 비슷하게 마사지 해 주는 코너를 운영하는데, 인기가 많았나 보더라고요. 이미 오늘은 다 찼으니 내일 와서 예약하고 받으라는...


 
이건 영국 여행 부스였는데, 해리포터 촬영지 관광? 뭐 그런 컨셉인 것 같습니다.

네네, 여러분은 혹시 우리나라에서 관광 박람회 할 때 가 보시나요? 저는 가끔 갔는데, 뭐 일 때문에 간 건 아니었고 관광 박람회 가면 여행정보도 많고, 비누며 열쇠고리며 부채 같은 소소한 기념품도 많이 준답니다. 대체로 입장료는 없어요. 홈페이지에 가서 입장권 프린트 해 가면 되거든요. 그런 심정으로 간 런던 박람회도 의외로 쏠쏠했습니다. 히히. 러시아 무르만스크랑, 야크추크 여행 책자를 얻어 왔거든요. 언젠가는 북극의 아틱 서클을 따라 야크추크를 지나 무르만스크로 가 볼 겁니다. 네네.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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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좋아하시나요? 저는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데요, 여행지에서 시간이 남으면 기념품 가게에서 보내는 것 같아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서도 상당한 시간을 기념품 가게에서 어정거리다.... 사실 뭐, 딱히 사는 건 없습니다만,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로. 그러고 보니 <박물관 기념품 가게 기행>이라는 일본 책도 있어요. 그 책을 일본 국립신현대미술관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품으로 사 왔던 적도 있네요. 네, 이 책입니다. 그림만 봐도 즐거워요.



어쨌거나, 기념품 중에 가끔 야생동물로 만든 기념품 들이 있어요. 산호로 만든 목걸이라든가, 무슨 뼈로 만든 귀걸이라든가, 코끼리 상아를 깎아 만든 조각이라든가 그런 것들인데요. 국제환경단체들이 이런 '야생동물 기념품'을 사오지 말라고 가끔씩 캠페인을 한답니다. 첫번째는, 이런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이 더 많이 밀렵된다, 두번째는, 이런 거 사오시면 세관에서 걸려서 고생하십니다, 취지입니다.

휴가철도 되고 해서, 멸종위기종 기념품을 사 오시면 안된다는 기사도 하나 썼습니다.

야생동물로 만든 여행기념품, 멸종위기 부른다 (클릭)
야생동물 친화적인 여름 휴가를 위한 팁 5




7월1일부터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등과 유럽 세관이 함께 '야생동물 기념품 구입하지 않기' 캠페인을 한답니다. 유럽 주요 공항에 이 포스터가 붙고, 야생동물 기념품을 찾아내도록 훈련받은 개가 컹컹 찾아낸다고 하네요. 이게 그 포스터에요.


지난 번 독일의 함부르크 공항 에도 보니까 그런 캠페인을 하더라고요. 국제동물복지기금(IFAW)과 독일 세관에서 같이 압수품을 전시해 놓고, 당신의 여행이 야생동물을 위협하지 않도록 해 달라, 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뭐 약소합니다.



코끼리 상아로 깎은 기념품 조각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중국 남부, 태국 등에서 많이 판대요. 특히 남아공은 상아를 얻으려고 밀렵을 하는 바람에 코끼리가 문제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캐비어입니다. 보통 국제적으로 250그램 이하는 허용을 해 주긴 하지만, 캐비어 때문에 철갑상어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까...




호랑이 가죽과 호랑이 약재. 호랑이뼈가 만병통치약라고 알려지면서 호랑이들이 자꾸만 밀렵되고 있다는 취지. 전세계 야생호랑이 개체수가 5000~7000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 호랑이 제품은?


호랑이 연고는 괜찮답니다. 예전엔 호랑이 기름을 실제 넣었는데, 지금은 허브로만 만든대요. 상표만 '호랑이' 연고입니다. 저도 예전에 싱가포르에선가 여러 개 사 와서 선물도 하고 그랬는데, 다행입니당.




이런 파충류 가죽으로 만든 제품도 삐~입니다. 네네.


구입하지 말아야 할 야생동물 기념품 10

-곰·호랑이 성분으로 만든 약
-산호로 만든 목걸이, 귀걸이, 장식품
-코끼리 상아로 만든 장식품, 젓가락, 머리핀
-악어·뱀 가죽 가방, 핸드백, 지갑, 허리띠
-상어 이빨 목걸이, 상어 턱뼈 장식품
-선인장, 난 등 살아있는 식물
-바다거북 등껍질로 만든 안경테, 팔찌, 목걸이
-250g 이상의 캐비어(철갑상어 알)
-호랑이·표범·치타 가죽으로 만든 코트, 러그, 가방
-히말라야 사슴(치루)으로 만든 숄

<자료:세계야생동물기금·국제동물복지기금>


대체로 이런 품목들이 국제적으로 '빨간불'인 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이 엄청 비싼 물건들입니다. 샤투슈 같은 숄은 수백만원이 넘나 보더라고요. 귀갑(바다거북 등껍질) 안경테 같은 것도 천만원을 호가한다는...(쿨럭). 그러나 각성된 국제 시민스럽게,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저런 기념품은 안 산다, 고 쿨하게 말해 봅니다, 하하.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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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예선 2011.07.19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랑이풀이라고 센텔라 아지아티카 라는 허브로 만든 연고에요. 화장품에도 사용되구요. 실제 호랑이기름이 들어간 적도 있었군요. 기념품하나도 조심해야겠다 싶어요.

    • glaukus 2011.07.22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옷 글쿤요. 센텔라 아지아티카..왜 호랑이 풀일까요? 줄무늬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