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여행축제 라고 들어 보셨나요? 평화여행운동단체인 이매진피스(여기 포스팅 뒤져보면 저 아래 어디에 또 나옵니다만)가 여러 단체들과 함께 매년 겨울 개최하는 일종의 여행 난장 인데요, 올해는 지난 주말, 11일 토요일이었습니다. 

2007년 1회 공정여행축제 때 기사를 썼던 기억이 새록새록... (역시 저는 한 뒤끝^^;)

올해는 성미산 공동체가 함께 했답니다. 성미산 학교, 시민공간 나루, 카페 작은나무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지도를 그려서 들고 찾아갔습니다.




주 행사장은 성미산 학교 였는데요, 이렇게 벽에 '희망의 지도' 만들기를 붙여 놓았더라고요. 가보고 싶거나, 다녀왔거나 그런 곳들에 엽서를 붙이면 됩니다. 뭐 부쳐주는 건 아니지만 우리 여행자들이 이런 곳, 저런 곳을 마음에 품고 있다, 이런 걸 보여주는 거죠.








저도 하나 썼습니다. 3학년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또랑또랑하게 하나 쓰고 가라기에 꼬여서.... 저게 말이 안 되는데, 대체로 취지는 "지구온난화로 알래스카의 얼음이 다 없어지기 전에 포인트호프에 다시 가고 싶다" 뭐 이런 겁니다. 스티커가 개구리밖에 없어서 붙이다 보니 말이 꼬여서..


실의 끝이 닿아있는 곳이, 포인트 호프는 아니고 그 근첩니다. 이 지도가 축적이 이상해서 포인트호프는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포인트호프는 알래스카 북부의 작은 마을인데요, 고래잡이가 허용된 10개 마을 가운데 하나죠. 제가 갔을 땐 봄철 고래잡이가 막 시작됐을 때였는데요, 매년 6월엔 고래 축제를 한답니다. 그 때 다시 꼭 오겠노라며,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오겠노라며, 약속을 했죠.





엽서를 붙였더니 이런 스티커를 주더라고요. 작년 공정여행축제 때 만들었는데 남았다는...





이... 의상실 같은 매대는 이주노동자센터에서 지원하신 겁니다. 이주노동자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공정여행'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여기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이잖아요.





입어보고 싶었지만 어린이들이 많았던 관계로...-_-




역시 함께 하시는 평화헌책방에서 마련한 헌책 매대입니다.




그러나 정작 책 파시는 분들은 독서 삼매경에.




이주노동자센터는 짜이도 팔았습니다. 그 달착지근하고 계피맛 나는 인도식 밀크티요. 친한 여행기자 선배가 하는 출판사에 계시는, 오랫동안 이주노동자센터에 계셨다는 분(한마디로 잘 모르는 분)이 한 잔 사 주셨습니다. ㅎㅎ





공정무역 상품도 많았어요. 목걸이나, 귀걸이나, 스카프 같은 것들. 티베트에서 '공정밀수'를 해 오시는 게 아닐까 생각되는 제품들이었는데, 되게 예쁘더라고요.





저는 노트를 하나 샀죠. 저 오른쪽 가운데 빨간 노트인데요, 펴면 속지를 갈아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되게 예쁩니다.





4대강 답사 영상을 켜 놓은 가운데, 4대강 삽질 반대 라면도 팔고 계시고요,





사실 제가 이날 여기 간 목적 가운데 하나는 이것! 저 이야기 섹션 가운데 '지구를 생각하는 여행'에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좀 하러 갔거든요. 제가 맡은 주제는 어마어마하게도, 여행과 환경, 이었는데요, 동물원 이야기랑, 요즘은 새로운 여행, 새로운 여행자가 대세다, 뭐 이런 주장을 장황하게 펼치고 왔죠.





이건 같은 세션의 또다른 발표자인, 제 절친 ㅎ신문의 남동기자입니다. 남동기자는 지구 온난화와 북극곰 이야기라는 주제로 요즘 가계 경제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청소년 전문 인기 강사가 되어가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 분은 역시 같은 세션의 세번째 발표자셨던 박하재홍 쌤. 저희끼리 이야기지만, '보통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분 랩도 하시고, 채식도 하시고, 평화헌책방도 하시고, 최근엔 세계일주 신혼여행도 다녀 오셨더라고요. 이날은 여행에서 만난 다양한, 동물 관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재미있는게 많았어요! 에...그날 해 놓은 메모를 보면,

-치앙마이 코끼리 자연 공원: 여긴 관광객 코끼리 타기 상품 때문에 학대받는 코끼리들을 사서 돌보는 일종의 공원인데요, 많은 전세계 여행자들이 와서 코끼리 똥도 치우고, 목욕도 시켜주고 한답니다.

-멕시코 바다거북이 보호 국제 워크 캠프 :여긴 바다거북이가 해변에 와서 알을 낳으면, 다른 동물들이 채가기 전에 잽싸게 챙겨와 부화시킨 뒤 바다에 다시 풀어주는 곳이라네요.

-르완다 고릴라 농장: 여긴 고릴라를 야생에서 볼 수 있는 곳인데요, 고릴라 관광이 르완다의 큰 수입원이긴 하지만, 엄격하게 관광객을 관리/교육시켜 고릴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그런 곳 같았어요.

-케냐 나이로비 기린 센터: 고아가 된 기린을 돌보는 곳이랍니다.



세상은 넓고 아직 가 볼 곳은 많군요. 으흐흐.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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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후 2010.12.22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착한 여행을 꿈꾸다..
    마음이 울적한 연말에 꾸는 꿈은
    착한 것 이상의, 그 뭔가가 필요한 듯.

  2. 후후 2010.12.22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이란 무엇보다, 마음 설레는 무엇,
    뭔가 기대하게 만드는 무엇, 그 무엇이 있어야
    스스로가 스스로를 꼬시는 자기최면의 힘이 잘 붙지 않을까요.
    세상은 넓고 가 볼 곳은 많겠지만
    가 본 곳을 또 가더라도.. "설레임"이 기다리는, 그런 "떠남"이 그립습니다.



여행인문학이라고 들어본 적 있으세요?


이매진피스라고 평화&여행 운동단체가 있는데요, 거기서 지난해부턴가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매진피스는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관계'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단체예요. 예전에 여기서 '가이드북 다시 보기' 같은 행사를 할 때 기사를 썼죠. 지금 이매진피스의 모토가 당시 우리 기사의 제목이었다는 사실에 남모를 뿌듯함을 혼자 갖고 있다는...^^



어쨌거나, 여행인문학3기가 어제, 아 벌써 그제군요, 화요일에 시작했어요. 그래서 일찍 장사 접고, 갔죠. 예전부터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늘 안 맞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꼭...



(비뚤어진 파워포인트를 바로잡는데 여념이 없으신 주최측)


마포 민중의 집 2층이었어요. 풍선도 붙여 놓고, 음악도 틀어 놓고, 에 무엇보다도 저녁 거리도 마련해 놓으셨더라고요. 명동의 포탈라궁인가요? 티벳 음식점에서 사오셨대요. 다 먹어버리고 사진은 이것밖에 없지만, 독특하더라고요. 뭔가 인도 음식과도 다르고, 태국 음식과도 다른.



(이렇게 보니 참 맛 없어 보이는군요. 죄송)


무엇보다도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 것은, 다들 처음이어서 어색해들 하셨다는 것. 다들 잘 아는 사이고 저만 혼자 처음이면 정말 어색하잖아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모드로 고백하자면, 저는 모르는 분들 사이에 섞이는 자리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제일 무서운 게 와인잔 챙챙 부딪치며 모르는 사람들과 사교의 장을 여는 자리예요. 뻥 치고 도망친 적도 있었어요...ㅠㅠ
남들도 어색해하길래 어찌나 안도가 되던지.


이매진피스는 그러나, 그대로 두지 않죠. 가기 전에 "제발 좀 아무것도 시키지 말고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가게 해 주면 안되냐"고 주최측에 민원도 했건만, 짤 없었습니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도 하고, 세계지도에 자기가 가고 싶은 나라 그려서 발표도 하고 그랬어요. 이게 제 지도예요.





제 원대한 꿈 중의 하나가 언젠가, 북위 66.5도의 북극권을 따라서 여행하는 거거든요. 노바야젬라 가서 얼음 깨고, 바이칼-아무르 철도 타고 바이칼을 넘고, 알류산 열도를 따라 알래스카로 가겠다는 원대한 계획발표하고 싶었으나, 시간 관계로  '저는 북극권을 여행하고 싶어요' 한마디로...


이 날은 스무분 쯤 오셨는데, 많이들 가고 싶어하시는 지역은 네팔-티벳, 남미였던것 같아요. 이주노동자 단체 활동가, 어린이책 편집자, 공정무역을 배우고 싶은 무역학과 학생들, 그런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어떤 분이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뒤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서"라고 말씀하셨는데, 아 인상적이었어요.



이날의 메인 강의는 이매진피스 이혜영 선생님 강의. 자신의 티벳-네팔 여행기를 담담하게, 그러나 울림있게 전해 주셨는데요. 사실, 저는 처음에 여행인문학 강의라고 해서, 세계의 빈곤과, 제3세계 여행의 현실과, 다국적 자본의 침투와 뭐 그런 것들에 대한 강의를 듣겠거니 생각했거든요.


그렇지만 이 강의는 머리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강의에 가깝더라고요. 누구나 한번쯤, 인생의 모든 걸 포기하는 심정으로 지구의 끝으로 가자, 하면서 떠나고 싶잖아요. 그렇게 떠난 여행이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다른 꿈을 꾸게 하는지를, 왜 솔직한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잖아요. 저는, 참, 좋더라고요.


2008년 초에 이혜영 선생님이 전화를 하신 적이 있었어요.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해서 티베트의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티베트를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인사동에 모여서 호소하고 있으니, 좀 널리 알려달라고요. 중국의 티베트 침공은 신문 국제면의 뉴스 중 하나인데, 티베트를 다녀온 사람들에겐 거긴 내 친구 마누와 쁘람이 사는 곳이 되잖아요.


그들의 집이 부서지고, 그들의 벗과 가족이 다치고, 그들이 고통받는 것을, 친구는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죠. 그 때 여행자들이 인사동에서 울지만 않은 채 오체투지를 했더랍니다. 그 때 쓴 기사가, 있네요.


그런 것들이, 여행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기념품도, 싸이월드 사진도, 두고두고 이야기할 값진 경험도 있겠지만, 그것 이상이 아닐까 싶어요. 세상에 대해 조금씩 더 알게 되고, 더 알고 싶어지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


오래 여행한 분들 가운데 인생을 바꾸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호기심 많은 세계일주 여행소녀였던 한비야씨는 국제구호단체에서, 그것도 긴급구조팀에서 일하게 되었고, 도보여행하는 김남희씨는 언젠가 사진전을 열고 그 수익금을 모두 아프리카 에이즈 청소년들에게 보냈죠. 제가 아는 어떤 세계일주 여행가 한 분은, 돌아와서 세계의 아동 노동에 대한 어린이책을 쓰셨어요.


여행이 그런 것을, 가르치는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네 네.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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