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 좋아하시나요? 저는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데요, 여행지에서 시간이 남으면 기념품 가게에서 보내는 것 같아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서도 상당한 시간을 기념품 가게에서 어정거리다.... 사실 뭐, 딱히 사는 건 없습니다만,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로. 그러고 보니 <박물관 기념품 가게 기행>이라는 일본 책도 있어요. 그 책을 일본 국립신현대미술관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품으로 사 왔던 적도 있네요. 네, 이 책입니다. 그림만 봐도 즐거워요.



어쨌거나, 기념품 중에 가끔 야생동물로 만든 기념품 들이 있어요. 산호로 만든 목걸이라든가, 무슨 뼈로 만든 귀걸이라든가, 코끼리 상아를 깎아 만든 조각이라든가 그런 것들인데요. 국제환경단체들이 이런 '야생동물 기념품'을 사오지 말라고 가끔씩 캠페인을 한답니다. 첫번째는, 이런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이 더 많이 밀렵된다, 두번째는, 이런 거 사오시면 세관에서 걸려서 고생하십니다, 취지입니다.

휴가철도 되고 해서, 멸종위기종 기념품을 사 오시면 안된다는 기사도 하나 썼습니다.

야생동물로 만든 여행기념품, 멸종위기 부른다 (클릭)
야생동물 친화적인 여름 휴가를 위한 팁 5




7월1일부터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등과 유럽 세관이 함께 '야생동물 기념품 구입하지 않기' 캠페인을 한답니다. 유럽 주요 공항에 이 포스터가 붙고, 야생동물 기념품을 찾아내도록 훈련받은 개가 컹컹 찾아낸다고 하네요. 이게 그 포스터에요.


지난 번 독일의 함부르크 공항 에도 보니까 그런 캠페인을 하더라고요. 국제동물복지기금(IFAW)과 독일 세관에서 같이 압수품을 전시해 놓고, 당신의 여행이 야생동물을 위협하지 않도록 해 달라, 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뭐 약소합니다.



코끼리 상아로 깎은 기념품 조각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중국 남부, 태국 등에서 많이 판대요. 특히 남아공은 상아를 얻으려고 밀렵을 하는 바람에 코끼리가 문제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캐비어입니다. 보통 국제적으로 250그램 이하는 허용을 해 주긴 하지만, 캐비어 때문에 철갑상어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까...




호랑이 가죽과 호랑이 약재. 호랑이뼈가 만병통치약라고 알려지면서 호랑이들이 자꾸만 밀렵되고 있다는 취지. 전세계 야생호랑이 개체수가 5000~7000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 호랑이 제품은?


호랑이 연고는 괜찮답니다. 예전엔 호랑이 기름을 실제 넣었는데, 지금은 허브로만 만든대요. 상표만 '호랑이' 연고입니다. 저도 예전에 싱가포르에선가 여러 개 사 와서 선물도 하고 그랬는데, 다행입니당.




이런 파충류 가죽으로 만든 제품도 삐~입니다. 네네.


구입하지 말아야 할 야생동물 기념품 10

-곰·호랑이 성분으로 만든 약
-산호로 만든 목걸이, 귀걸이, 장식품
-코끼리 상아로 만든 장식품, 젓가락, 머리핀
-악어·뱀 가죽 가방, 핸드백, 지갑, 허리띠
-상어 이빨 목걸이, 상어 턱뼈 장식품
-선인장, 난 등 살아있는 식물
-바다거북 등껍질로 만든 안경테, 팔찌, 목걸이
-250g 이상의 캐비어(철갑상어 알)
-호랑이·표범·치타 가죽으로 만든 코트, 러그, 가방
-히말라야 사슴(치루)으로 만든 숄

<자료:세계야생동물기금·국제동물복지기금>


대체로 이런 품목들이 국제적으로 '빨간불'인 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이 엄청 비싼 물건들입니다. 샤투슈 같은 숄은 수백만원이 넘나 보더라고요. 귀갑(바다거북 등껍질) 안경테 같은 것도 천만원을 호가한다는...(쿨럭). 그러나 각성된 국제 시민스럽게,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저런 기념품은 안 산다, 고 쿨하게 말해 봅니다, 하하.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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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예선 2011.07.19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랑이풀이라고 센텔라 아지아티카 라는 허브로 만든 연고에요. 화장품에도 사용되구요. 실제 호랑이기름이 들어간 적도 있었군요. 기념품하나도 조심해야겠다 싶어요.

    • glaukus 2011.07.22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옷 글쿤요. 센텔라 아지아티카..왜 호랑이 풀일까요? 줄무늬가 있나...




왜 '에코 롯지'들은 대체로 부담스럽도록 럭셔리 하거나, 무섭도록 비싼 것일까. 나도 언제나 그게 궁금했다. 조금 웃돈을 더 내더라도 '친환경' 숙소에서 자고 싶은데, '친환경 숙소'라는 곳들은 언제나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이따금 특급 호텔들이 어디어디가 선정하는 '친환경 숙소' 인증을 받았다고 하지만, 건물 디자인이 자연을 닮았다든가, 뭐 욕실에 스파 용품을 갖다 놨다든가 그런 식이었다. 특급 호텔 욕실에 '물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수건을 다시 쓰시려면 랙에 걸어주세요'라고 적혀 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그 옆에 일회용 샴푸와 비누들, 여름엔 춥고 겨울엔 더운 냉난방, 펑펑 쓰는 물 같은 걸 생각하면, 뭐 그다지 다시 랙에 걸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하룻밤에 수십만원이라는 가격이 더 무서웠다.


해외 여행의 소위 '에코' 숙소들도 마찬가지다. 열대우림을 베어내고 거기 지은 다국적 기업의 화려한 리조트라든가, 히말라야 산자락에 들어앉은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이라든가, 그런 곳들이 소위 '에코 롯지'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안다. '에코투어'라는 것이 지역 주민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조금 돈을 더 쓸 자세가 되어 있는 관광객들을 위해, 럭셔리한 숙소를 지어놓고, 많이 쓰시도록 해 지역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거다. 그러다 보면 말만 '에코'지 사실은 숙소가 환경을 파괴하는 일도 수없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사실, 다국적 기업의 숙소는 지역 주민에게 그럴싸한 일자리도 못준다. 어쨌거나,


지난번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다가, 호스텔들이 '환경 강령'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슬란드는 세계 최북단에 있는 섬나라 가운데 하나인데, 남한 정도 크기다. 크지 않다. 섬의 대부분은 화산과 빙하로 덮여 있어서, 싹 난 감자같이 생긴 섬을 한바퀴 도는 '링로드'를 제외하면 변변한 도로도 없다. 아이슬란드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는 이 링로드를 따라 한 바퀴 도는 거다. 일주일에서 열흘 걸린다. 30만명밖에 살지 않는 섬인데다, 인구 4분의 3이 수도 레이캬비크에 모여 있기 때문에, 사실 이 링로드에 있는 마을 대부분은 200명, 300명이 사는 조그만 마을들이다. 변변한 숙소가 있을 리 없다. 대신 농가나, 가정집을 개조한 '호스텔'이 있다. 그것도 많다.


아이슬란드 호스텔 연맹 지도


아이슬란드 호스텔 연맹에서는 1999년 환경 강령을 만든 모양이었다. 호스텔마다 게시판에 이 환경 강령이 붙어 있다. 대체로, "자연과 여행에 대해 책임있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호스텔 주인인 우리와 여행자들이 함께 힘쓰자"는 취지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하고, 지속가능한 여행과 환경에 대해 인쇄물과 대화로 알린다... 등등이 내용이 붙어 있다. 매년 '친환경 호스텔'을 선정해 상장도 준다.







비크의 호스텔에 붙어 있던 친환경 강령. 역시 친환경 숙소답게 불 때주는 데 인색했다. 담요 덮고 시트 둘러도 너무 추워서 밤새 벌벌 떨었다는...ㅠㅠ






아이슬란드 제 1의 관광지 중 하나인 스카타펠 폭포 근처의 흐볼 호스텔의 부엌.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라고 돼 있다. 이 분리수거가, 우리나라는 일상화 돼 있는 편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가면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아이슬란드가 조그만 섬나라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애 쓰는 거다.






우리도 파스타를 끓여 먹고, 쓰레기를 시키는 대로 잘 분리해서 집어 넣었다. 다른 여행자들이 조용하게 쓰레기를 고분고분 분리 수거하는 것을 보면, 뭔가 나도 그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법이어서...이 호스텔 역시 아이슬란드의 다른 숙소와 마찬가지로 '뚝' 떨어져 있다. 밥을 안 주는데, 가장 가까운 수퍼는 25킬로 떨어져 있다.





이런 깜찍한 사인도.





이거 마음에 들었는데, 읽은 책 꽂아두고 읽을 책 가져가세요 코너. 호스텔마다 있긴 한데, 보통 책등이 다 갈라진 SF 소설이나 촌스런 옛날 배우들이 표지에 등장하는 책들이 많다. 그런데 여기는 꽤 읽을만한 책들이, 주인이 애써 골라놓은 자세의 책들이 꽤 있었다. 다른 '친환경 행동'들과 디자인을 맞춘 것도 예뻤다.



그 밖에 '생수 대신 아이슬란드 물을 드세요. 진짜 깨끗하답니다' 라든가, '카풀을 이용해서 여행하세요' 이런 조언들도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는...






또 다른 인상적인 친환경 호스텔이었던 후세이 호스텔. 후세이는 아이슬란드에서도 가장 구석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인 도로인 링로드에서 비포장길로 30킬로미터를 들어오면, 이 집과 주인집 한 채가 있다. 그게 전부다. "끝까지 가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매력" "참을 수 없는 고독을 만나고 싶으면 여기로 가셔라"고 가이드북에도 나온다.


정말이지 아무 것도 없었다. 까치발을 하고 내다봐도 멀리 보이는 것은 수평선과, 수평선이 아니라면 막혀 있는 산들 뿐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새와, 물범과, 양과, 말들도 함께 있긴 했다. 이 고독함과 쓸쓸함이 무서워서,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 다른 배낭 여행자 두 명의 그림자만 보고도 기뻐서 박수를 쳤다.







그런데 이 작은 호스텔도 나름대로 분리 수거를 하고 있었다. 우유팩도, 깡통도 다 따로 버린다. 심지어 '적십자 주게 헌 옷은 여기 담아 주세요'도 있었다. 호스텔 주인 겸 농부를 겸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커플은 정말이지, 애쓰고 계셨다. 그물 쳐 놓고 생선도 잡아야지, 물범 잡아 가죽도 벗겨야지, 닭알도 줍고 젖소도 짜고 건초도 말리고, 틈틈이 털실로 옷도 짜야 하는데, 이렇게 나름 노력하시는 거다.






거기다 나름, 유기농 식품도 있었다. 아이슬란드 유스호스텔 가이드북에는 ‘후세이 유스호스텔엔 주방 용품은 있지만 음식을 살 데는 아무데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 호스텔 벽에 붙여놓은 농장 물품 리스트에서 약간의 먹을 것을 살 수는 있다. 물범 고기라든가, 농장에서 갓 짠 우유라든가, 계란이라든가, 물범 가죽이나 양털이나 그런 것들을 나쁘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에 판다.






베란다를 개조해서 만든 거실. 풍경도 몹시 훌륭하다. 낮에는 채광이 좋아서 따뜻하기도 하다. 벽에는 아저씨가 잡아서 말렸다는 물범 가죽과, 양털과, 손으로 짠 듯한 스웨터와 순록의 두개골과 뿔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었다. 데코레이션으로 게에 실을 달아 걸어놓은, 매우 특이한 장식품도 보였다. 방마다 걸어 놓은 그림이며, 사진들도 예사롭지 않았다. 집 주인들이 직접 찍은 사진에 종이를 덧붙여 만든 엽서들도 보였고, 손으로 쓴 버드와칭 가이드 월페이퍼도 있었다.



그리고 이날 밤 호스텔 창문에 코를 박고, 북쪽 하늘에 떠오르는 오로라도 봤다 (자랑).



호스텔 계단 옆 벽에는 이렇게 '상장'이 붙어 있었다. 이 후세이의 작은 호스텔은 아이슬란드 호스텔 연맹이 선정한 '친환경 호스텔' 가운데 하나다. 할 수 있는 만큼, 소박하지만 착하게, 노력해 보는 것. 이런 게, 친환경 호스텔이 아닐까. '친환경 숙소'라는 말을 들으면, 아무에게라도 후세이 호스텔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진다. "내가 말이지, 이상한 호스텔에 간적이 있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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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갈매 2010.12.09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란다에 누워계신 모델은 남*군? 아니 저 뒤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멋진데.. 이거 막 가고 싶어지잖아!!! 저래서 북반구에 가는 거였던거야?? 아아아. 오로라~~~
    후세이 호스텔의 주소는? 홈페이지는 없는가? 물범고기의 맛은 어때? 너무너무 궁금한게 많다. 답하라 오바.

  2. 쏘댕기자 2010.12.30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BC에서 스웨덴의 tree hotel이 나왔는데, 친환경이라고 하나 무지 비싸보였다오. 아직은 3개 뿐이고, 앞으로 5년간 비행접시 모양(!)을 포함해 24채를 더 지을 거라 하는데... 줄서고 비싸면 난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