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생태학습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2.11 설렁설렁 다녀온 지리산 반달곰 복원센터 (1)

명절 잘들 보내셨나요? 저는 설날 전날 식구들이랑 지리산에...어쩌다 보니... 길은 나섰고 어디 갈 지 몰라 방황하다 구례 화엄사에 갔습니다. 거기 마침 국립공원 종복원센터가 있지요. 지금은 이름이 종복원기술원으로 바뀌어 도대체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 지 잘 모르겠는 뭐 그런 이름이 됐지만, 여튼 여기가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의 집, 비슷한 겁니다, 네네.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하는 곳입니다. 

 



구례 화엄사 입구 주차장에 지리산 탐방지원센터가 있어요. 탐방지원센터=관광안내소 비슷한 건데, 거기서 길 건너에 종복원기술원이 있습니다. 



나무다리 입구에도 이렇게 곰들이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종 복원을 하는 동물이 반달곰 외에도 산양이나 여우도 있는데, 반달곰이 가장 유명하죠. 2001년부터 반달곰 방사 사업을 해서 죽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그러다 새끼들이 태어나기도 하고 등등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26마리가 있습니다. 종복원기술원에는 반달곰 생태학습장이 붙어 있는데요, 거기에는 방사됐다 실패한 곰들, 방사하려고 교육시키는 곰들, 뭐 그런 애들이 모여 있지요




그러나 지금은 겨울. 반달곰들은 겨울잠을 자고 없습니다ㅠㅜ. 곰들이 겨울잠을 자는 건 잘 아시다시피 겨울철에 먹이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동물원의 곰도 겨울잠을 잘까요? 대체로 자지 않습니다. 사육사가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는 한 자지 않죠. 그러나 구례 생태체험장의 곰들은 겨울잠을 잔답니다. 야생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겨울철엔 먹이를 줄이고 재운다고 하더라고요. 저 울타리 안 쪽 나무 등걸 어디에선가 자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재빨리 기념품 가게로 직행. 박물관이건 미술관이건 가장 재미있는 곳은 기념품 가게라는...(혹시 저만 그런가요?ㅠㅜ)  역시 반달곰의 고향...까지는 아니어도 하숙집 정도는 되니까, 여긴 기념품 가게도 반달곰 모양이네요. 국립공원의 마스코트도 반달곰이죠. 




네, 이런 식으로. 외모로 보아 아빠 반달곰과 새끼 반달곰으로 추정됩니다만, 수컷은 양육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반달곰의 생태를 감안한다면 엄마곰과 아기곰일 겁니다. '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엄마곰 아빠곰 아기곰' 노래는 사실 곰의 생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노래죠. 곰은 한번에 보통 새끼를 두 마리 낳으니까 정확하게는 '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엄마곰 아기곰 아기곰'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엄마곰 이름은 반달이, 아기곰은 꼬미에요. 




기념품 가게 안에는 곰 박제가 있습니다. 혹시 '장군이'란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2001년 지리산에 처음으로 시범 방사됐던 곰입니다. 농가에 찾아와 꿀 훔쳐 먹고, 절에 가서 공양미 훔쳐오고 그랬던 말썽꾸러기 곰이었죠. 이 박제가 바로 그 장군이입니다.


장군이는 사실 복원 대상곰은 아니었어요. 지금 현재 지리산에 방사돼 있는 곰들과 유전자가 좀 다르다네요. 지금 지리산의 곰들은 대부분 러시아 곰들인데, 장군이는 농가에서 기른 사육곰이었거든요. 우리나라 야생곰은 러시아 곰과 유전자가 비슷하고요. 장군이를 야생에 풀어놓으면 '순수 한국 반달곰'의 혈통이 섞이거나 끊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다네요. 장군이는 2004년 회수돼 여기 생태복원장에서 지내다 2006년 겨울잠을 자다 죽었답니다. 죽고 나서도 이렇게 박제가 되어 우리나라 반달곰 인식 증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훈장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문득..




손을 넣어서 만져볼 수 있어요. 그러나 입을 만져보려니 무서워서 저절로 손이 움츠러 들더라는...




반달곰 캐릭터 상품이 많더라고요. 머그컵도 나쁘지 않았고, 




억새 젓가락 사겠다고 설쳤으나 식구가 '그냥 나가서 떨어진 나뭇가지 주워서 쓰라'며 극구 말리는 통에 포기. 그렇지만 반달곰 티셔츠는 샀습니다. 아싸! 




종복원기술센터 건물 한 켠에 조그만 생태전시관이 있어요. 국립공원의 주요 야생동물을 박제로 전시해 놓고, 생태 설명도 해 주고 뭐 그런 곳입니다. 바닥에 반달이와 꼬미가 보이네요.




얘가 멸종위기종 2급 담비입니다. 얘는 족제비처럼 생겼지만 몸털이 노란 색이어서 마치 코트를 입은 것 처럼 보입니다. 예전에 러시아 사람들이 모피 때문에 엄청 잡았다더라고요. <데르수 우잘라>라고, 러시아 사람이 쓴 극동 시베리아에 관한 책이 있는데, 거기에도 '조선인의 담비 사냥'이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예쁘지 않습니까, 담비? 




뭐냐, 입니다. 사실 우리가 야생동물을 직접 맞닥뜨리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발자국, 털이나 똥을 보고 얘들을 찾아 다닌답니다. 동물마다 똥 생김새가 다르고, 뭐 그다지 맡아보고 싶진 않지만 냄새도 다르답니다. 에코숍 같은 데서 파는 손수건 중에 '야생동물 발자국' 손수건이 있는데, 같은 시리즈로 '야생동물 똥'도 있습니다. 발자국은 예쁘지만 똥은 좀...ㅠㅜ 




곰은 이런 굴에서 잔답니다. 고개를 들이밀면 새끼 반달곰이 엄마 반달곰한테 파고 드는 동영상이 나옵니다. 곰은 태어날 때 정말 조그마해서 어른 팔뚝 크기밖에 안된다네요. 이런 걸 보면 얘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중의 하나이고, 나 정도는 가볍게 해 치울 수 있다는 사실 같은 건 그냥 희미해지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2층에 올라가면 반달곰 생태학습장의 CCTV가 나옵니다. 잠자다 깨어나 물마시러 오는 곰은 없군요. 아, 그건 토끼인가? 네네. 




올무랍니다. 지리산에 방사돼 있는 곰들을 위협하는 것 중 하나가 이런 밀렵 도구랍니다. 덫은 뭐 어렸을 때 쥐덫도 봤으니 어떻게 생겼는지 알겠지만, 올무는 이렇게 생긴 거였군요. 이걸로 어떻게? 올무에 걸려 죽거나 다치는 반달곰도, 숫자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꽤 됐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곰 스프레이입니다. 곰이 싫어하는 냄새가 있어서 장비에 뿌려 놓으면 곰이 가까이 안 온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합니다. 




방사곰의 귀에 부착했던 발신기. 곰은 봄여름에 교미를 하고 겨울잠을 자면서 새끼를 낳는데요, 곰이 임신한 줄을 어떻게 아느냐, 이 발신기를 보고 안답니다. 곰마다 늘 돌아다니는 경로가 있는데, 곰 A와 곰 B의 GPS 발신기가 같은 지역에 같은 기간 놓여 있으면 그 사이에 곰이 교미를 했겠구나, 라고 추정할 수 있다네요. 




세계의 곰 관련 용품입니다. 중국의 팬더 마트료시카가 재미있네요. 




종복원 기술센터 브로슈어 뒷면입니다. 반달곰과 마주치면 죽은 척을 해서도, 나무에 올라가서도 안 됩니다. 나무에 올라가기는 음... 쉽진 않겠습니다만. 사실 지리산 야생에서 반달곰을 마주칠 일은 거의 없고, 이 주의사항은 생태학습원 내에서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제일 중요한 게 '먹이를 주지 마라' 랍니다. 곰이 사람들이 주는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어 이빨이 다 썩은 사진도 생태학습장에 가면 있다네요. 


봄에는 생태학습장을 돌아다니며 해설을 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답니다. 운이 좋으면 놀고 있는 반달곰들도 볼 수 있고요. 봄이 되면 한번 더 가보려고요. 뭐 그 동안에는 아쉬운 대로 이렇게라도. 지금 현재로는 꼼꼼이 둘러봐도 1시간이 채 안 걸릴 것 같아요. 굳이 찾아가시면 실망하실 것 같고, 그래도 근처에 가실 일 있으시면, 애들 겨울방학숙제도 할 겸, 겸사겸사 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홈페이지: http://bear.knps.or.kr





Posted by orca3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반달곰 2013.02.20 15: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는 종복원기술원에서 일하는 직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4월 이후에 반달가슴곰 만나러 꼭 한번 들러주세요 ^^
    또 다른 느낌이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