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캐나다 북부에서 범고래들이 얼음 밑에 갇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국내 저녁 뉴스 (클릭) 에 나오기도 했고, 유튜브나 SNS에서는 크게 관심을 끌었다고 합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 고래들이 '사라져 버렸다'고 하는데, 그린피스 캐나다나 해외 언론은 지역 주민의 말을 인용해 '무사히 큰 바다에 도착했다' '해피 엔딩이다' 라고 전하고 있네요. 



(사진:로이터)


바로 이 사진이 그 얼음 밑에 갇힌 범고래들입니다. 범고래는 영어로는 오르카, 킬러 웨일이라고 하는데, 특별히 사람을 잡아먹는 건 아니고, 육식성 고래여서 그렇게 부릅니다. 물범도 잡아먹고, 다른 고래도 공격하죠. 대부분 고래들은 사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플랑크톤이나 새우, 커 봐야 오징어 멸치 뭐 이런 걸 먹거든요. 


고래 관련해서 뉴스가 나왔다, 하면 둘 중 하나는 아마도 얘들, 범고래가 주인공일거에요. 재작년에 미국 수족관에서 고래가 조련사를 익사시킨 사건이 있었잖아요? 걔도 범고래였고. 멀리는 영화 <프리윌리>의 주인공 윌리, 걔도 범고래였습니다. 혹시 작년에 나온 BBC 자연다큐 <프로즌 플래닛>을 보신 분들은, 고래떼가 물범을 사냥하는 장면을 기억하실 거에요. 걔도 범고래죠. 영리하고, 또 사나워서 매력적인 이 범고래는 보통 떼로 다닙니다. 고래 잡으러 다니던 옛날 포경선 선장들도 범고래의 높다란 등 지느러미가 보이면 슬금슬금 도망을 쳤대요. 뭐 이쯤 되면 가히 고래계의 '조폭'스럽습니다 ^^. 



(사진 BBC)


이번에 갇혔던 범고래는 11마리, 혹은 12마리의 무리랍니다. 얘들이 8일, 지난 주 화요일에 갇힌 곳이 바로 저기 지도의 '이누크야크', 캐나다 북서쪽의 이누이트 마을입니다. 이누이트는 에스키모와 같은 종족인데, 알래스카 에스키모들은 스스로를 '에스키모'라고 부르고, 캐나다 북부와 그린란드에서는 '이누이트'라고 불러요. 이누크야크는 그 이누이트 16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입니다. 오른쪽의 푸른 바다가 허드슨 만인데, 여기가 북극해와 연결되죠. 그래서 아마 북극해와 그 주변을 왔다갔다 하던 범고래들이 이 마을 앞바다까지 들어오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고래가 물 속에 갇힌다고 뭐가 문제인가, 물고기가 물 속에 있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도....없진 않겠지요ㅎ. 그러나 일단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죠. 고래는 폐로 호흡하는 포유류라서, 이따금 물 위로 올라와 숨을 쉬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고래를 사냥하는 에스키모들은 봄이 되면, 얼음이 갈라진 틈으로 가서 기다린답니다. 물 속을 유유히 유영하던 고래가 그 틈으로 올라와 숨을 쉬거든요. 고래마다 숨을 참는 시간이 다 다르지만, 범고래는 짧게는 20초, 길게는 3분, 아주아주 길면 12분 정도 된답니다. 이번엔 이누크야크 마을부터 앞바다 20킬로가 쫙 얼어붙었대요. 그러니 마을 앞바다의 조그만 구멍 하나에, 고래 11마리가 목숨을 걸고 번갈아가며 숨을 쉬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런 사건이, 북극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랍니다. 이번 '범고래 구조 요청' 사건과 똑같은 일을 다룬 영화가, 작년에 개봉한 '빅 미라클' 입니다. 1988년 알래스카 북부 포인트호프에서 벌어졌던 실제 사건, '귀신고래 구출 작전'을 영화화한 겁니다. 88년이면 우리나라는 아직 올림픽 하던 때고, 뭐 고래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던 시절이지만, 전세계적으로 고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대단한 사건이었답니다.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 그린피스 캠페이너로 나오는 드류 베리모어가 귀신고래를 쓰다듬고 있습니다) 



포스터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고래들은 범고래는 아니었고, 귀신고래 세 마리였습니다. 어, 귀신고래 어디서 들어봤는데, 싶으시다면 고래, 좀 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나라 울산 앞바다에 살던 애들이 바로 귀신고래죠. 귀신고래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 오던, 그러나 지금은 거의 오지 않아서 현상금까지 붙어 있는 한국계 귀신고래가 있고,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를 오가는 캘리포니아계 귀신고래가 있습니다. 얘들은 아마 캘리포니아계 군이었던 것 같아요. 

 


(사진:http://www.all-hazards.com/loring/greenpine/index.html)



1988년 10월7일, 알래스카 북쪽 포인트 배로에서, 마을 주민들이 얼음에 갇힌 귀신고래 세 마리를 발견합니다. 포인트 배로가 어디냐, 저기 지도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 동그라미, 알래스카 최북단의 에스키모 마을입니다. 우리 눈에는 뭐 다 고만고만한 에스키모 마을이지만, 배로는 에스키모 마을 중에서는 그래도 꽤 큰 마을입니다. 원주민 포경이 허가된 마을이어서, 주민들이 고래를 잡고 살죠.


귀신 고래 세 마리 소식은 1주일 뒤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대도시, 앵커리지로 전해졌고, 곧 전국 뉴스가 됩니다. 고래 세 마리가 목욕탕 만한 좁은 구멍 밖으로 올라와 번갈아가며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죠. 겨울은 다가오고, 고래가 숨쉬는 구멍은 내일이라도 얼어 붙어 사라질 지 모를 일이었거든요. 거기다 가족 고래잖아요. 고래는 새끼가 태어나면, 어미 고래가 새끼를 등에 업고 물 위로 나가 숨을 쉬게 해 준답니다. (그 장면이 영화에도 살짝 나와요) 얼마나 얼음을 뚫고 나가려고 했던지, 고래들의 머리와 코는 벗겨지고 피멍이 들어 있었답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전세계가 이 고래 가족의 안타까운 처지에 채널을 고정하게 됐죠


처음엔 고래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그냥 죽여 버리자던 원주민들이, 가장 먼저 고래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체인톱이 있으면 체인톱으로, 없으면 작대기라도 들고 나와 얼음 구멍이 막히는 걸 막았습니다. 



(사진: 그린피스 캐나다)



(사진: 그린피스 캐나다)



(사진: 영화스틸)



 



그렇지만 얼음 구멍을 막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죠. 얘들이 큰 바다로 나가도록 해 줘야 하는데, 포인트 배로 앞바다는 꽁꽁 얼어 있었거든요. 이 때 알래스카 석유 기업 사장, 빌 앨런이 나서서 프루도 베이에 정박돼 있던 자기의 바지선을 내놓습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녹색 공화당'의 이미지가 필요했던 레이건 정부에서도 돕기에 나섭니다. 알래스카에 주둔하던 미군에게 헬기로 바지선을 끌고 포인트 배로로 가라고 합니다. 바지선으로 수면의 얼음을 깨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번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혹한 때문에 바지선은 얼음을 뚫고 나아가기는 커녕, 얼음에 좌초하고 맙니다. 고래들이 먹이가 부족하다, 공포에 떨고 있다, 뭐라도 하자,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 라고 생각했던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고래가 갇힌 곳부터 큰 바다까지 '고래 길'을 만듭니다. 고래가 숨을 쉴 수 있도록 60피트..면 180미터 정도 될나요? 간격으로 구멍을 뚫었습니다. 고래를 이 길로 유도하기 위해, 본토에서 녹음한 '귀신고래 소리'도 가져옵니다. 



(사진:그린피스)



'고래 길 만들기' 작전의 마지막에는 그러나,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음이 끝나고 물이 나타나는 곳까지 길을 만들었지만, 바로 바다가 시작되는 지점은 아예 수면부터 바닷속까지 통째로 얼어붙어 버린 겁니다. 뭐 폭탄이라도 떨어뜨리지 않는 한, 이 얼음의 장벽을 뚫을 가능성은 없어 보였죠. 이 와중에 아기 고래는 그만 더 이상 얼음 위로 숨을 쉬로 나오지 않게 되었죠. 안타깝게도, 죽은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바로 이 때, 바다 건너 러시아 해군이 닻을 올립니다. 위로 올라가 지도를 다시 보시면, 포인트 호프의 건너편은 러시아라고 되어 있죠. 88년이면 아직 냉전의 기운이 가시지 않던 시대,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가장 큰 적이었죠. 미국이 러시아에 손을 내밀었고, 러시아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얼음을 깨는 쇄빙선 두 대를 보냅니다. 고래들이 사람들의 인도를 따라 바다 끝에 도착할 무렵, 러시아 쇄빙선은 바로 그 얼음 장벽을 깹니다. 몇 시간 뒤, 살아남은 고래 두 마리는 유유히 추크치해의 넓은 바다로 헤엄쳐 갔고, 사람들은 환호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때가 10월28일, 3주간의 구조 작전은 그렇게 비교적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사진:그린피스 캐나다)


당시 그린피스 고래 캠페인 담당자가 갖고 있는 '고래 구출 작전'의 기념품입니다. '작전명 돌파'. 위에는 영어로, 아래는 러시아어로 적혀 있어요. 나중에 러시아 쇄빙선이 미국 기자들을 배로 초청했는데, 선장이 쉴 새 없이 전화 받느라 바쁘더래요. 모스크바의 기자들이 어떻게 됐냐고, 계속 물어왔다는 거죠. 아마도 미국에서는 지리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가장 멀었을 모스크바에서도, 귀신고래 세 마리의 이야기가 계속 보도가 돼 전 소련 국민이 알고 있었답니다. 



(사진: 그린피스 캐나다)


자랑스러웠겠죠? 미국과 소련, 석유 업계와 환경운동가, 고래를 잡고 사는 원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한 마음이 돼 3주 동안 펼친 작전 끝에, 고래는 무사히 큰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이 사건은 그 후 미국과 세계의 '고래 인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당장 그 때부터 미국과 영국의 기업들이 아이슬란드 수산물 수입을 중단합니다. 아이슬란드가 당시 전세계의 손가락질을 받던 포경 국가였거든요. 그린피스가 그 전부터 귀따갑게 '수산물 수입 금지하라'고 했지만 귓등으로 듣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태도를 바꾼 거죠. 전 국민이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당시 고래 구출작전을 담당한 그린피스 활동가는 180개던가...하여간 엄청난 수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게 됩니다. 고래 보호 단체 회원들이 급증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몇 년 뒤 <프리 윌리>에 출연한 범고래 케이코 방사를 위해 전세계가 힘을 보태게 되는데, 그것도 아마 이런 '달라진 고래 인식'의 영향이 아니었을까요.


아, 물론 이 '구출 작전'에 대해 '쌩쑈'라는 비난이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죠. 이 작전에 1백만달러가 들었는데, 도대체 그 만큼의 돈을 써서 고래 세 마리를, 아니 겨우 두 마리를 구하는 게 말이 되냐 는 지적부터, 귀신 고래 소리 대신 범고래 소리를 트는 바람에 새끼 고래가 죽었다는 지적, 실제 고래 구출보다는 '얘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구출을 질질 끌었다는 지적 뭐 별 이야기들이 다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장면은, 전세계가 숨 죽이고 지켜봤던 1988년이 아니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사진:연합뉴스)


2005년 호주의 한 만으로 몰려든 범고래들을 구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애쓰는 모습입니다. 밀물을 따라 몰려들었다가, 썰물 때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범고래 85마리가 다시 밀물이 밀려올 때까지 해변에 좌초해 있었습니다. 15마리는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고, 70마리는 헤엄칠 힘이 없어 치료를 받은 뒤 바다로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옛날 뉴스에 나오네요. 



고래가 얼음 밑에 갇히는 일은 아마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 같아요. 석유 개발로 북극권의 고래 서식지가 많이 파괴됐고, 석유 시추선의 소음 때문에 음파로 교신하는 고래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죠. 거기다 기후 변화로 얼음이, 갑자기 얼고 빨리 얼어 붙고 있습니다. 허둥지둥 하다 길을 잃은 고래들이, 정신 차려 보니 머리 위가 얼음으로 갇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거죠. 기후변화와 석유 경제로 고통을 겪는 것은 북극곰만이 아닌가봐요....쓰다 보니 빨리 보일러 온도라도 낮춰야겠다는ㅠㅜ.



(사진 연합뉴스)


제작년 11월 우리나라 여수 앞바다에서 발견된 범고래입니다. 범고래가 이따금 서해까지도 오거든요. 이 범고래는 안타깝게도 정치망 유도 그물에 걸려 버렸답니다. 해경과 지역 주민들이 열심히 그물을 걷어내서 바다로 돌려보냈다는 흐뭇한 이야기가, 짧게 뉴스에 나왔습니다. 제법 큰, 7미터짜리 고래였답니다. 



고래가 얼음 밑에 갇히는 일은, 뭐 요즘 엄청 춥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당분간 없...겠지요? 그렇지만 호주처럼 밀물에 밀려든 고래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좌초된다든가, 그물에 걸려 갇히는 일은 언제라도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생기면 우리도, 달려가 고래야 힘내,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착한 어린이 일기 같네요ㅎ. 고래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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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인숙 2013.01.14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정말 '물 속에 사는 고래를 왜, 무엇으로부터 구출한다는 거지?'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얼음을 뚫고 나가려고 머리에 피멍이 들었다는 대목에 가슴이 찡~

  2. 하바네라 2013.01.24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포스트 정말 잘읽었습니다!! 고래보호를 외치는 한사람으로 글읽다가 울컥ㅠㅠ눈물이 그렁그렁했답니다!! 혹시 포스팅 공유해도될련지요??

  3. 하나 2013.05.31 14: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가슴이 뭉클한요...어찌보면 인간때문에 동물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지나친 포경때문에 멸종위기에까지 몰린 종이잖아요...우리나라도 포경금지국가긴하지만, 단기이득에만 쏠린 업자들이 불법포경을 해서 고래고기음식점에 넘긴다는 소릴 들을때마다 마음이 어두워집니다. 고래란게 포유류고 인간에 가까운 사고를 한다는점에서 보호해야할 종이지요.....좋은 사연 감사합니다.

    이런거, 초,중등학생대상으로 동화로 만들어도 되겠어요



참치 좋아하시나요?

보통 이렇게 물으면, '비싸서 못 먹어요' 라고들 하시지만,
어쨌거나 참치가 고급이다, 맛있다, 귀하다, 비싸다 이런 인식을 주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미스터 초밥왕> 같은 데도 보면, 최고급 참치 뱃살로 초밥을 만들어 경연에 나가면 심사위원이 저도 모르고 손뼉을 딱 하고 치는... 뭐 그런 류의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고.


(쇼타 화이팅!)

그런데 이 참치가 좀 독특한 생선이더라고요.
일단 엄청 큽니다. 북방 참다랑어 같은 건 몸 길이가 4-5미터 되는 것도 있어요.
몸무게 650킬로 뭐 이런... 사람보다 2배 이상 크죠.

수영도 엄청 잘해서, 빨리 달리면 시속 70킬로로도 헤엄칩니다. 달리는 말의 속돕니다.
거기다 생선 치고는 특이하게, 피가 따뜻하대요.
바다 온도가 6도 정도 밖에 안 되어도 얘들은 체온이 25도 쯤 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포스있게, 육식을 하죠. 다른 물고기를 잡아 먹어요.


(참치가 새삼 좀 달라보이지 않습니까? 사진:아마도 그린피스)



이런 여러가지 특징 때문에 참치를 '보통 생선이 아니다'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다 환경 운동을 하는 쪽에서는 인기 1위가 보통 고래인데, 그 다음이 참치 정도 되는 것 같더라고요.


왜 참치가 환경 운동의 대상이냐.

인류가 먹어 없앤 동식물이 한둘이 아니지만, 참치도 지금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죠.
거기에 대해서는 최근에 기사도 썼습니다.



참치는 우리에게 횟감/통조림 두 종류로 분류되지만,
사실 50종이 넘는 다양한 생선의 총칭입니다. 다랑어라는 생선이 있잖아요? 걔가 바로 참치입니다.
왜, 일본 요리에 가쓰오부시를 뿌려 주잖아요? '가다랑어 포'라고도 하는데, 그 가다랑어도 참치입니다.

그 많은 참치 중에서도 우리가 먹는 건 6종 정도인데,
횟감용 참치와 통조림용 참치는 같은 참치일까요, 다른 참치일까요?

(횟감용 참치)

(통조림 참치)


1. 참다랑어(bluefin)

이게 그 최고급 횟감 참칩니다. 올 초에 도쿄 츠키치 시장에서 324킬로그램 짜리가 킬로당 9만엔엔가 팔렸다고 하더군요. 킬로당 100만원인건가요. 몸집도 크고, 좀 카리스마도 있어 보여요. 전세계적으로 매년 6만톤 정도를 잡는데, 그 중 80%가 일본에서 소비된답니다.

얘가 바로 그 '위기의 참치' 입니다
.
참다랑어는 대서양 군과, 태평양 군이 있는데, 대서양 군은 거의 이미 씨가 말랐대요. 예전에 그린피스에서 "이대로 잡아대면 대서양 참치는 2012년에 씨가 마른다"라고 걱정한 적도 있어요. 심지어 멸종위기종 국제 거래에 관해 논의하는 'CITES(싸이테스라고 읽으면 됩니다)' 재작년 총회에서 이 참다랑어를 국제 거래가 안 되는 멸종위기종으로 할까 말까 논의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요즘은 참치잡이 어선들이 태평양 군에 눈독을 들이고 있죠. 우리나라도 꽤 잡습니다. 중서부 태평양 지역에서는 3~4위 가는 참치잡이 국가에요. 얼마 전에 그린피스가 한국 지부를 만들었는데, 그 중 주요 캠페인의 하나가 '참치잡이 문제'라고 하더군요.


(일본의 한 어시장에서 경매를 기다리고 있는 참치들. 사진:AP 연합뉴스)

2. 눈다랑어 (bigeye) & 황다랑어 (yellowfin)

눈다랑어는 참다랑어 다음 가는 횟감이에요. 눈이 크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을까 생각. 황다랑어는 껍질이 노란 기운이 있나 보더라고요.

태평양 눈다랑어와 황다랑어도 환경단체들은 좀 걱정하는 생선입니다. 참다랑어가 많이 줄어서 못 잡으니까, 눈다랑어나 황다랑어를 많이 잡나봐요. 또 태평양에서 가다랑어를 잡는데, 가다랑어 그물에 황다랑어나 눈다랑어 새끼가 섞여서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3. 가다랑어 (skipjack)

전세계에서 잡히는 참치의 60%가 이 참칩니다. 참치캔 통조림의 참치가 바로 이 참치가 대부분이에요. 개체군이 안정적이어서 잡아도 되는 모양이에요. 가쓰오부시도 바로 이 참치로 만든다는 것.


4. 날개다랑어 (albacore)

얘는 가장 작은 참치에요. 20~50킬로그램짜리. 역시 참치 통조림에 많이 씁니다. 그린피스는 이 참치도 너무 많이 잡는 것 같다고 좀 우려하는 종이고요.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 포스터... 혹은 로고입니다. 인터넷에서 주웠어요)

요약하자면, 횟감용 참치는 대부분 참다랑어-눈다랑어-황다랑어, 통조림 참치는 가다랑어-날개다랑어  되겠습니다.

횟감용 고급 참치는 아차하단 우리가 먹어 치워 없앨 지경에 있는 것 같고,
통조림용 참치는 아직까지 좀 더 먹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참치 같은 큰 물고기는 체내에 수은이 많이 축적돼 있어서, 임산부나 어린이는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대요.

또, '수산물 정의'라고 해야 하나, 환경 정의 의 문제도 있어요.
우리나라나 일본이 참치를 잡는 태평양 바다는 보통 가난한 남태평양 섬나라 연근해인 경우가 많은데,

동네 사람들이 열악한 장비로 힘들게 참치를 잡는 동안, 수산 강국들은 발달한 장비로 쉽게 싹 쓸어서 참치를 잡죠. 그러다 보니 조상 대대로 참치를 먹고 살아오신 그 분들이 참치 잡기가 힘들어 먼바다까지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대요.
대표적인 나라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인데요,
그린피스 아시아태평양지부 해양 캠페인 팀장이 바로 피지 사람입니다.

그린피스에서도 꽤 알아주는 참치 캠페이너죠. 한국에도 자주 와요. 우리나라가 참치 어업 강국이거든요.




기사를 쓴다고 참치를 연구하다 며칠 전 수퍼마켓에 갔다가 참치 캔을 하나 샀는데,
여러 모로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일단 성분표에서 '가다랑어'를 보니, 이 참치 놈들이 태평양의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다 여기 와 있나, 싶기도 하고, 시속 70킬로로 헤엄치는 놈들을 시속 4킬로로 걷는 내가 먹는 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참치 주먹밥이나 김밥은 아아 아무래도 너무 맛있다 싶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혹시 비싼 일식집에 가게 돼 참치 회를 눈앞에 마주하면 더 여러가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네네, 광폭 오지랖 돋습니다 ^^


(참치캔입니다. 돌려 보면 진짜로 '가다랑어'라고 적혀 있어요. 사진:동원 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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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빅 피쉬 2011.07.29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깝게도 참치는 너무 맛있어요. 횟감으로나 통조림으로나...

    일본 원전 용융으로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바다로 유입되었다는 뉴스를 보고는 가장 먼저 한 일이 마트에 가서 참치캔을 박스채로 사들고 온것이었습니다. 유통기한이 10년이니 잘 보관하면 방사성물질이 희석되고 생물농축된 것들도 다른 분들 뱃속에서 최후를 맞는 순간까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얄팍한 속셈으로 그랬습니다. 그래서 아껴먹느라고 술안주따위로는 촉수를 엄금하고 있다는... 오호츠크해와 북태평양 원양어장에서 나오는 것들은 꺼림직해져서 앞으로 노가리도 뜯지 못할것을 생각하니 이웃나라 원숭이들이 너무너무 미워집니다.

    한 때 태평양에 가라앉는 소국 투발루 국민들을 한국에 이주시키고 그곳 어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인구늘려 좋고, 어마어마한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근데 그쪽사람들이 태평양연안국 아니면 관심이 없답니다. 사실 원조받기 위해서 환경재난의 무고한 희생자 역할을 충실히 맡고 있는 구석이 있지요. 태평양 한가운데에 대한민국 크기만한 거대한 가두리를 설치하고 참치 치어를 방사한 후 불경 테이프를 열심히 틀어줘서 갸들을 초식성 참치로 만드는 겁니다! 친환경 무수은 무방사능 참치! 떼돈벌것 같은데..

  2. 그런 오지랖은 광폭이어도 문제없어요~ 2011.08.01 0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걸 오지랖이라고 비아냥대는 것들이 문제인 거죠!
    ^^

  3. 명일 2011.08.01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경을 생각한다면 적게 먹어야 하는데(차마 아예 안먹겠다는 말은 못하고...)
    완전실천은 어려워도, 문제로 인식하고 실천 노력은 해봐야겠네요.

  4. 송재만 2011.08.03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명애 씨 글 잘읽었읍니






    최명애씨 많은걸알려쥐서 감사.
    글중에 수은함량이 많아 임산부나
    어린아이들은 많이 먹으면 안된다
    는 말은 막연하여 자칫 못먹는음식
    으로 느껴질 수 있어 신문의 기사를
    옮김니다
    조선일보 2009년11월4일자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 에서 한국인이 자주먹는 식품 113가지를 선정,
    그속에중금속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조사한 것이다.
    수은성분은 조기 고등어 광어 갈치
    오징어순이고 납성분은 김 미역 시금치 말린오징어 오징어순인데..중략
    그러면서 신문은 참치도 당연히
    먹이사슬의 위에있음으로 중금속함양이 축적되있지만 임산부라도
    일주일에 손바닥 크기만큼의 참치선일보 2009년11월4일자에

  5. 김종헌 2012.04.21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습니다...
    자세한 건 모르겠고 황다랑어 부분에 좀 이상한 게 있어서 몇 자 남깁니다...
    황다랑어는 껍질에 노란 기운이 있어서 황다랑어가 아니구요...
    초밥왕 만화책 아래 있는 사진이 황다랑어인 듯 합니다...
    뒤쪽 등이랑 배에 돌기같은 작은 지느러미가 노란색이잖아요...?
    거기가 노란 색이고 그래서 황다랑어라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껍질에 노란 기운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진상 뒤쪽에 짧은 지느러미들이 노란색인 게 황다랑어의 특징이랍니다...

    눈다랑어는 大眼金枪鱼 이런 표기도 있고...
    아무래도 그 큰 눈때문에 大眼이라고 붙은 듯 하구요...
    생각하신대로 큰 눈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뭐 대충 이 정도...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