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헌 옷을 어떻게 하시나요? 대부분은 저처럼 동네 헌옷 수거함에 넣으시겠죠? 영국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옷을 재활용 통에 넣는 대신 자선업체에 기부를 많이 한답니다. 동네마다 옥스팜이나 캔서 리서치 같은 중고용품 가게가 많은데, 거기 옷을 기부하고, 또 사 오기도 하죠. 저도 옥스팜에서 겨울 부츠를 7파운드, 우리 돈으로 1만2000원쯤 주고 사서 신났던 적이 있어요. 


(사진: 옥스팜 사이트)

옥스팜까지 굳이 갈 것 없이 요즘은 이렇게 헌 옷 수거함이 많이 생겼답니다. 테스코 같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도 자선단체의 헌 옷 수거함이 있답니다. 어차피 차 끌고 쇼핑하러 오신다면, 그 때 헌 옷 여기에 넣어 주심 잘 쓰겠습니다, 뭐 이런 취지인 것 같습니다. 


(사진:planet aid.com)

뭐 이런 식으로.... 나쁘지 않죠. 

그런데 자선단체에 기부 됐거나, 아님 재활용을 통해 수거된 헌 옷들이 바다 건너 제 3세계까지 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혹시 들어보셨어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지 않고, 주로 미국이나 영국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중고용품 옷걸이에 걸려 있던 옷들이 시간이 지나도 안 팔리면, 둘둘 말아 배타고 아프리카나 남미로 가게 되는 거죠. 아직까지 질 좋은 옷이 귀한 나라들이 있으니까요. 



(사진: eagletrade.com)

네, 이런 식으로, 꽁꽁 싸서 배를 타고 갑니다. 2005년에 옥스팜에서 리서치를 했는데, 국제 헌 옷 거래 규모가 무려 연간 10억 달러랍니다. 당시로 전세계 의류업 거래의 0.5%였으니까, 지금은 규모가 더 커졌겠죠?

주로 가는 나라가 짐바브웨, 잠비아, 케냐, 르완다, 가나, 튀니지 같은 아프리카 나라들이고, 볼리비아 같은 남미 국가로도 갑니다. 사하라 남부 같은 경우는 전체 의류 수입의 30~50%가 '선진국' 헌옷 이랍니다. 영국 옷은 주로 아프리카로, 미국 옷은 주로 남미로 가죠. 특히 잠비아 같은 나라에서 인기가 많대요. 잠비아 사람들이 옷 입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더라고요. 굶더라도 옷은 잘 입어야 한다, 뭐 그런 문화가 있대요. 앗 어쩐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문득....



(사진: news.bbc.co.uk)


자선단체에서 안 팔린 옷들은 국제 헌옷 거래상을 통해서, 한 달 정도 배 타고 각 국가로 갑니다. 헌옷이라고 아무 옷이나 보내는 건 아니고, 아프리카엔 여름 옷 주로 보내고, 질 좋은 옷은 따로 묶고, 뭐 블라우스는 블라우스대로 묶고 그런 식으로 분류를 한대요. 이렇게 도착한 항구에 도착한 옷은 현지의 옷 거래상들이 무게를 달아 사 갑니다. 그리고 자기네 동네로 돌아가 크게 옷 좌판을 벌이죠. 

영국 신문 가디언에서 재작년에 잠비아에 팔려간 옥스팜 블라우스를 추적 취재한 적이 있는데, '선진국'에서 도착한 헌옷을 사기 위해 옷 도매상들이 항구 앞에 새우잠을 자며 기다린대요. 그렇게 만들어 동네에 도착하면 또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고요. 의류업이 덜 발달한 잠비아 같은 나라에선 헌옷이지만 '선진국' 옷이 질좋은 고급 제품이거든요. 블라우스 하나가 1~2파운드 정도에 팔리는데, 우리 돈으로는 3~4천원이지만, 현지인들에겐 며칠 일당이랍니다. 물론 그 옷의 원래 가격은 10배, 20배가 넘는 30~40파운드 정도죠. 



(사진: http://www.lusakatimes.com)


뭐 이렇게 구름 군중이...

그런데, 이렇게 제 3세계로 물 건너 간 '선진국' 헌 옷이 현지의 의류업을 위협하고 있답니다. 의류업이 아직까지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들로서는, 도저히 상대하기 어려운 경쟁자가 나타난 거니까요. 가격도 싸고, 질은 몇 배 좋고. 그렇잖아도 요즘 중국에서 값싸고, 상대적으로 질 좋은 옷이 대량 쏟아져 의류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는데, 거기에 하나 추가된 거죠. 가나 같은 나라는 국민의 90%가 '선진국' 헌옷을 구입한답니다. 이래서는 의류업이 살아남기 힘들겠죠. 



(사진: http://www.indypendent.org)


이 사진은 볼리비아입니다. 볼리비아 의류 상인들이 선진국 헌옷 때문에 생계가 막막해졌다며 옷을 모아 태우고 있는 시위 장면이에요. 볼리비아는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 때 선진국 헌옷 거래를 전면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다시 허용한 모양이에요. 

물론 헌 옷 거래가 좋은 점도 많죠. 일단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재활용이니까 좋고, 또 현지에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합니다. 옷 거래상들이 생기고, 옷 장사도 생기고, 볼리비아 같은 경우는 미국 옷을 자기네 스타일에 맞게 개량하는 중간 개량업도 발달해 있대요. 또 사람들이 구치나 샤넬 같은 브랜드를 좋아하니까, 헌옷의 라벨을 싹뚝 자르고 거기 구치나 샤넬 라벨을 붙여 기워주는 전문 업체도 있답니다. 

그렇지만 문제도 없지 않죠. 볼리비아 같은 경우는 나라가 금지하니까 국제 헌옷 밀거래가 엄청 발달해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통관 과정에서 문제도 많고요. 나라로 들어가야 할 세금이 새어 나가기도 하고. 또 어디나 이윤을 취하는 사람들은 있으니까, 옷 값 갖고 장난치는 중간 업체들도 없지 않죠. 그리고 현지인들의 문화적인 종속도 문제가 되고요. 서구 의류가 유행하고, 또 인기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같은 값이면 '선진국' 헌옷을 산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도 내가 선의로 기부한 옷이, 제 3세계 어느 나라의 의류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는 사실은 좀 난감하지 않습니까? 

에, 그렇다면 기부하는 대신 둘둘 말아 쓰레기통에 넣어 버리자는 이야기냐-그렇지는 않겠죠. 일단 국제 헌 옷 거래 규모를 줄여야 하는데....이 문제는 사실 선진국의 '패스트 패션'에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십여년 전부터 유행에 맞춰서 후딱 만든 값싼 옷들이 많아졌잖아요? 값이 싸니까 쉽게 사고, 쉽게 사니까 후딱 버리고, 그리고 또 사 입는 그런 문화가 생긴 거죠. 그 선진국의 패스트 패션 옷들이 또 사실은 생각해 보면, 태국이나 나 중국의 공장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참 제 3세계는 선진국에 옷 만들어 주고, 그 옷 버리면 갖다 입다가 의류업 망하는 당혹스런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패스트 패션 옷 많죠. 특히 XX터미널 지하상가 같은 데 가 보면 5000원 짜리 셔츠며 치마도 쉽게 살 수 있고요. 

네네, 문제는 패스트 패션. 질 좋은 옷을 사서 오래오래 입는 것이 나도 살리고, 지구도 살리고, 잠비아의 웅가왕가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 때 입던 옷을 10년 지난 지금도 입는 분들! 자랑스러워 하셔도 됩니다. 집에서는 잠옷으로 남편 헌 옷 입는 아줌마들! 잘하셨습니다. 언니가 버린 헌 옷 다시 찾아 입는 동생들도 훌륭합니다,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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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혜영 2011.11.23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향신문 기사를 보고 블로그 방문했어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런던에서 건강하시고 블로그에서 자주 뵐께요~

  2. 이성영 2012.01.09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 작아진 옷을 회원간 교환하여 입히는 키플서비스 만들어 가고 있는 소셜벤처 키플의 이성영입니다. 생각할 화두를 던지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회원들과 같이 보고 싶어서 공유했습니다. 출처는 신문과 블로그 두 곳 모두 밝히고 링크 걸었습니다. ^^ 글은 이곳 http://blog.naver.com/kiple_blog/90133276764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보시고 문제되시면 알려주세요. ^^

  3. 김동욱 2012.02.22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잘봤습니다 ^^ 안타깝네요



지난 주엔 병원에 갔다 왔습니다. 입국심사를 할 때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깨끗하지가 않다며 검사를 받으라더라고요.

학생비자로 입국하면 가끔 X레이를 찍는 경우가 있답니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대표적인 결핵 국가 아니겠습까. 다른 사람들은 안 찍고도 잘 입국하던데, 저는 행색이 딱 결핵환자처럼 보이는 건지, 번번이 걸려 찍게 됐습니다. 입국하고 열흘 쯤 있다 집으로 편지가 날아왔더군요. 몇일 몇시까지 무슨 병원으로 가라, 하고요.




여기는 세인트 토마스 병원. 빅벤 맞은편에 있습니다. 

참고로, 영국은 NHS-National Healthcare System이라는 무상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유학생도 적용됩니다. 병의 진단과 치료가 무료죠. 일단 GP라고, 주치의와 병원을 등록해야 합니다. 동네 근처 병원에 예약을 하고 가면 서류를 몇 장 주면서 쓰라고 합니다. 그거 쓰다가, 마지막 페이지가 '예방접종' 이어서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습니다. 알 수 없는 병명을 겨우 사전 찾아가며 이해했지만, ㅠㅜ그걸 접종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상당수가 갓난 아이일 때 맞은 거 아닌가요? ㅠㅜ) 대부분을 빈칸으로 가져갔더니 간호사가 '너 정말 이런 것도 접종 안했냐?'며 고개를 젓더라고요. 어쨌든 GP에 등록을 해 놓으면 가끔 뭐 검사해라, 이런 편지가 와요. 저도 편지 받고 부인병 검사를 한 번 받은 적이 있습니다. 

영국 사람들에게 NHS는 '신'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일단 영국 사람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종교적이지 않죠. 어쨌거나 NHS는, 아픈 데 돈이 없어서 죽는 사람은 없도록 하겠다, 는 강력한 의지의 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죽을 만큼 아프지 않으면, 굉장히 불편한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일단 병원에 가려면 예약을 해야 하고, 그것도 일단 GP를 만나고, GP가 전문의 추천해 주면 그 전문의 예약하고, 가서 만나고, 뭐 이런 식이어서 시간이 엄청 걸려요. 거기다가, A&E라고 응급실이 있긴 한데, 응급실은 한 번 가면 기본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더군요. 그리고 왠만해서는 약도 안 주죠.

저는 예전에 유리잔에 손가락을 베어서 몇 바늘 꿰매야 하는 것 아닌가 덜덜 떨었는데, 영국 애가 "그 따위로 A&E 가 봐야 절대 안 기워준다"며 약국에 가서 약 사다 바르라고 충고해 준 적이 있었어요. 그나마 약국도, 상처는 놔두면 아물게 돼 있다며, 약을 안 주는 바람에, 몰래 반창고를 사다 발랐습니다. 감기 걸려서 병원 가면 "7일 후에도 증세가 계속되면 오세요"가 보통 처방이래요. 사실 감기는 왠만하면, 일주일 지나면 낫잖아요. 

물론, 죽을만큼 아프면 잘 해 주는 것 같긴 해요. 아는 분이 영국에서 사고가 나셔서 1년 정도 병원 신세를 지게 되셨는데, 그렇게 잘해 줄 수가 없더라고 하더라고요. 일단 병원비가 걱정이 없고, 사회 복지사를 한 분 붙여주고, 기타 등등. 

어쨌거나, 저는 '결핵 의심환자'로 분류가 되어, 결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TB테스트를 받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 불주사 맞을 때 했던 그, 팔뚝에 뭐 부풀어 오르나 안 오르나 보는 테스트 있잖아요? 그거요. 그리고 확실히 해야 한다며, X레이도 찍었습니다. 어렸을 때 나 그거 다 했다며, 어깨를 걷어 예방접종 흔적도 보여줬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결핵이 20여년 전부터 조금씩 늘고 있대요. 어렸을 때 한 예방 접종으로 예방이 안 되는 게 있다며, 일단 검사해 보자는 거죠. 

병원은 친절하더라고요. 간호사들도 좋고, 의사 선생님은 코빼기도 못 보긴 했지만, 뭐. 왜 이 검사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도 잘 해 주고요. 엑스레이 찍을 때 입는 가운이 우리랑 좀 달라서, 그걸 대여섯 번 입었다 벗었다 했던 걸 빼면 뭐 별 문제 없었습니다. TB테스트를 했으니, 48시간 후에 다시 오라, 고 했습니다. 그 자리가 부풀지 않으면 오케, 부풀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거죠. 



다행히 이틀 밤 자고 났는데, 크게 부풀지는 않았어요. 한국 사람은 예방접종을 두 번 해서 대부분 양성으로 나온다는데, 저는 음성이라더군요. 엑스레이도 깨끗하다고 하고. 그러나, 여기는 영국,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는 나라 아닙니까 ㅠㅜ (예전에 어떤 분이 밥 먹다 생선가시가 목에 걸려 병원에 갔더니 X레이를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확실히 해 두기 위해 피검사도 하잡니다. 피 뽑아 놓고 가면, 자기들이 분석을 해서, 결과를 통보해 줄 날을 우편으로 통보해 줄 테니 (전화라는 편리한 통신 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그 때 와서 검사 결과를 들어라.. 뭐 이런 것이었습니다.

어쨌거나 혈액 검사. 혈액 채취실이 따로 있더라고요. 무슨 은행처럼, 커튼이 쳐 진 카운터가 예닐곱 개 있고,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아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어요. 전광판에 번호가 뜨면 그 방으로 가서 혈액을 뽑습니다. 편리한 시스템이긴 하겠지만, 아 저는 좀 낯설어서... 병원이 무슨 수퍼마켓도 아니고.... 이상한 자동안내 목소리가 '2번 방으로 가세요' 뭐 이렇게 안내하는 걸 들으니 좀 섬뜩하더라고요. 

하여튼 이렇게 해서, 다음달 중순 쯤 되면, 혈액 검사 결과와, 에 또 TB테스트 및 엑스레이 결과-간호사들이 봤을 땐 문제가 없지만 그런 말은 의사가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들은 모르겠다며 ㅠㅜ-를 알 수 있게 되겠습니다. 넵넵. 

하여간 NHS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괜히 실력이 없는 것 같기도 해서, 영국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요즘 사설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 한답니다. 특히 이빨 같은 건 대부분 사설 치과를 간대요. 영국 시트콤 <미란다>에서도, 미란다가 정신과 진단서를 받으려고 사설 정신과로 가는 에피소드가 나오죠. "NHS로 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데 안 간다"고, 미란다 엄마가 엄청 도도하게 이야기 하시죠. 렇지만, 어쨌든 사람이, 아파서 죽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 는 이상은 꽤 훌륭한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실제로는 정말 속 터지는 행정과, 예산과 인력의 낭비를 겪더라도요. 

저는 국내에서 병원에 갔다가, 보험이 갑자기 안 되는 바람에 큰 돈 내고 피검사를 한 번 한 적이 있었어요. 원래 피 검사가 1만원 안쪽의 비용이 드는데, 보험이 안 되니 3배를 내야 하더라고요. 그 때 새삼 '국민건강보험' 이라는 체계가 얼마나 훌륭한 건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국가가 국민에게 해야 하는 서비스가 바로 이런 것 아닌가, 통제와 감시의 전근대 국가에서 근대 국가로 이행하면서 이런 기제들이 나온 것 아닌가, 뭐 그런 기타 등등의. 국가가 하여간 국민이 돈이 없어서, 죽지는 않도록, 방화벽 같은 걸 치는 거잖아요. 그것보다는 무상 의료로 가면 더욱 좋겠지만요. 넵, 대략 무상의료 체험기, 정도로 해 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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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y 2011.10.01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국에 가셨군요.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업뎃이 되어있어 무척이나 반가웠답니다~ gp얘기는 읽고 한참 웃었습니다. 저도 그런적이 있거든요~ 며칠전 오마이뉴스에서도 영국 NHS얘길하던데요, 전 울나라와 영국의 의료시스템을 반반 섞었으면해요ㅋ 그런데 몇년씩이나 공부를 하시게 되었으면 북극곰님은..같이가신건가요?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하시는 공부 잘되시길 바래요~^^

  2. 본댄디 2011.10.30 2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 이상 없다니 다행입니다. 글 늘 재밌게 보고 있어요. 공부하러 멀리 떠나신 모양이군요. 건강하게 원하시는 일들 이루시길. 그나저나 글 보니 우린 약을 과다복용하고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약회사 로비 같은 건 그곳에선 적겠네요.



기념품 좋아하시나요? 저는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데요, 여행지에서 시간이 남으면 기념품 가게에서 보내는 것 같아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서도 상당한 시간을 기념품 가게에서 어정거리다.... 사실 뭐, 딱히 사는 건 없습니다만,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로. 그러고 보니 <박물관 기념품 가게 기행>이라는 일본 책도 있어요. 그 책을 일본 국립신현대미술관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품으로 사 왔던 적도 있네요. 네, 이 책입니다. 그림만 봐도 즐거워요.



어쨌거나, 기념품 중에 가끔 야생동물로 만든 기념품 들이 있어요. 산호로 만든 목걸이라든가, 무슨 뼈로 만든 귀걸이라든가, 코끼리 상아를 깎아 만든 조각이라든가 그런 것들인데요. 국제환경단체들이 이런 '야생동물 기념품'을 사오지 말라고 가끔씩 캠페인을 한답니다. 첫번째는, 이런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이 더 많이 밀렵된다, 두번째는, 이런 거 사오시면 세관에서 걸려서 고생하십니다, 취지입니다.

휴가철도 되고 해서, 멸종위기종 기념품을 사 오시면 안된다는 기사도 하나 썼습니다.

야생동물로 만든 여행기념품, 멸종위기 부른다 (클릭)
야생동물 친화적인 여름 휴가를 위한 팁 5




7월1일부터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등과 유럽 세관이 함께 '야생동물 기념품 구입하지 않기' 캠페인을 한답니다. 유럽 주요 공항에 이 포스터가 붙고, 야생동물 기념품을 찾아내도록 훈련받은 개가 컹컹 찾아낸다고 하네요. 이게 그 포스터에요.


지난 번 독일의 함부르크 공항 에도 보니까 그런 캠페인을 하더라고요. 국제동물복지기금(IFAW)과 독일 세관에서 같이 압수품을 전시해 놓고, 당신의 여행이 야생동물을 위협하지 않도록 해 달라, 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뭐 약소합니다.



코끼리 상아로 깎은 기념품 조각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중국 남부, 태국 등에서 많이 판대요. 특히 남아공은 상아를 얻으려고 밀렵을 하는 바람에 코끼리가 문제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캐비어입니다. 보통 국제적으로 250그램 이하는 허용을 해 주긴 하지만, 캐비어 때문에 철갑상어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까...




호랑이 가죽과 호랑이 약재. 호랑이뼈가 만병통치약라고 알려지면서 호랑이들이 자꾸만 밀렵되고 있다는 취지. 전세계 야생호랑이 개체수가 5000~7000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 호랑이 제품은?


호랑이 연고는 괜찮답니다. 예전엔 호랑이 기름을 실제 넣었는데, 지금은 허브로만 만든대요. 상표만 '호랑이' 연고입니다. 저도 예전에 싱가포르에선가 여러 개 사 와서 선물도 하고 그랬는데, 다행입니당.




이런 파충류 가죽으로 만든 제품도 삐~입니다. 네네.


구입하지 말아야 할 야생동물 기념품 10

-곰·호랑이 성분으로 만든 약
-산호로 만든 목걸이, 귀걸이, 장식품
-코끼리 상아로 만든 장식품, 젓가락, 머리핀
-악어·뱀 가죽 가방, 핸드백, 지갑, 허리띠
-상어 이빨 목걸이, 상어 턱뼈 장식품
-선인장, 난 등 살아있는 식물
-바다거북 등껍질로 만든 안경테, 팔찌, 목걸이
-250g 이상의 캐비어(철갑상어 알)
-호랑이·표범·치타 가죽으로 만든 코트, 러그, 가방
-히말라야 사슴(치루)으로 만든 숄

<자료:세계야생동물기금·국제동물복지기금>


대체로 이런 품목들이 국제적으로 '빨간불'인 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이 엄청 비싼 물건들입니다. 샤투슈 같은 숄은 수백만원이 넘나 보더라고요. 귀갑(바다거북 등껍질) 안경테 같은 것도 천만원을 호가한다는...(쿨럭). 그러나 각성된 국제 시민스럽게,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저런 기념품은 안 산다, 고 쿨하게 말해 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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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예선 2011.07.19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랑이풀이라고 센텔라 아지아티카 라는 허브로 만든 연고에요. 화장품에도 사용되구요. 실제 호랑이기름이 들어간 적도 있었군요. 기념품하나도 조심해야겠다 싶어요.

    • glaukus 2011.07.22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옷 글쿤요. 센텔라 아지아티카..왜 호랑이 풀일까요? 줄무늬가 있나...





22개 언어로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적혀 있다. 무시무시하다. '망고'에서 산 카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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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나 출장 때 짐이 많은 편이세요, 아님 적은 편이세요?

저는 언제부턴가 기본 짐가방이 3개가 되어 버려서, 짐에 눌려 다니게 됐는데요.
짐가방+노트북가방+카메라가방.
이게, 디지털 시대가 본격 도래하기 전만 해도 짐이 참 단촐했잖아요.
일주일 여행할 거면 학교 갈 때 메는 책가방에 조그만 손가방 하나면 됐는데,

요즘은 도저히 그렇겐 안 되더라고요. 놋북+케이블+마우스+유에스비+음악씨디 등등이 한 꾸러미,
카메라+렌즈들+충전기+휴대용디카+그 디카 충전기가 또 한 꾸러미.
걔들은 부치는 짐에 넣을 수 없으니까, 부치는 짐 자리가 훨~하니 넓어져서 뭔가 아쉬운 마음에,
라면 넣고 햇반 넣고, 등산화도 넣고, 샌들도 넣고, 에 또,
아무래도 휴가는 책을 읽어주며 팍 쉬어야 한다는 마음에

이 책 넣고, 저 책 넣고, 혹시 저 책 읽다 싫증나면 읽으려고 또 다른 책 넣고,
등등 하다보면 20킬로는 훌쩍 넘기게 되더라고요.

이게 다, 내 탐욕의 무게다, 싶으면서도 절대 줄지 않는... ㅠㅠ

보통 항공사들의 부치는 짐 한계가 20킬로 잖아요. 2~3킬로 정도는 눈 감아 주지만,
25킬로 넘으면 좀 곤란해지죠. 요즘은 항공사 사이트에서 추가 금액도 계산할 수가 있던데,
추가 금액이 어마어마해서, 걍 짐을 들고 공항 우체국 가서 해외 우편으로 부치는 게 낫죠.

근데, 짐을 가볍게 싸는 것이 좋은 게, 추가 금액 안 내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네요.




이건 덴마크 화물 노동자 조합인가요, 총 노동자 조합인가요 하여간 노조에서 만든 스티커인데요,
짐을 좀 가볍게 싸라는 거에요.
짐 부리는 화물 노동자들이 무거운 짐 때문에 허리가 삐끗,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고 보니 언제나 1~2킬로 더 쑤셔넣을 생각만 했지,

한번도 내 짐 때문에 누군가의 허리가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더라고요.

언젠가 런던 공항에서 '겨우 2킬로' 초과한 내 짐에 'HEAVY' 딱지를 붙이는 것 보면서

치사하다 치졸하다 중얼중얼 거렸는데,
사실 그건 그 짐을 드는 화물 노동자들에겐 꼭 필요한 정보였다는 생각이 새삼....

그나저나, 스티커 참 예쁘게 만들었죠?




이건 같은 노조에서 만든 안내문인데요, 단지 짐을 가볍게 싸는게 화물 노동자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구를 위해서도 좋다, 뭐 그런 내용이에요.
비행기가 가벼우면 이산화탄소 배출도 좀 적게 할 수 있다, 그런 거죠.

더불어서 노조가, 사측에 요구하는 내용들이 있는데,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현재 공항의 물류 하역 시스템 같은 것들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
그게 노동자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런데 대해서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인 것.. 같아요.
저 스티커나, 이 안내문이나 이런 것들이 노조가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비행기로 부친 짐이 안 와서 발 동동 굴러본 적은 없으세요?

저는 두번이나 그런 불행한 경우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귀국길이어서 큰 문제가 없었고,
두번째는 잠깐 영국에 있을 때,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잔뜩 부친 짐이 안 와서, 그야말로 발을 동동동 굴렸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짐 내놓으라고 항공사에 전화를 했는데, 6일만엔가 짐이 왔죠.
브리티쉬 에어웨이와 에어프랑스가 짐 분실률이 높다네요.
파리 공항과 로마 공항을 경유하면 특히 그렇고요.

저는 에어프랑스로 파리 공항을 경유했는지라, 딱 걸린 거죠.




도착한 짐의 짐표인데, 어이없게도 짐은 바로 다음날 런던 공항에 도착했지만 집까지 배달해 주는데 닷새나 걸렸어요.
자동으로 바코드를 읽지 못하면 계속 공항에 도착하지 않은 걸로 인식이 된다나요 뭐라나요 여하튼,

부치는 짐은 언제라도 늦게 오거나, 안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로 했어요.
절대 귀중품 같은 건 넣지 마시고, 돈도 넣지 마시고, 그리고 뭘 넣었는지 잘 기억해 두시고,
가능하면 가방 내부와, 겉 모습을 사진 찍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가방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더라고요.
저 스티커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네임 택은 꼭꼭 붙여 두시고요.
짐표는 여권과 함께 잘 챙겨 두셔야 해요. 짐표 없으면 짐 찾기가 골치아파진다네요.
무엇보다도, 걍 짐을 가볍게 싸는 게 좋겠죠. 저를 위해서나, 화물 노동자를 위해서나, 뭐 지구를 위해서나. 네^^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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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쏘뎅 2010.11.08 0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치같은 거 들어있는 짐이 하루 늦게 도착해서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던 적이... 터졌으면 화생방경보 났을거에요 아마? ㅋㅋ

  2. 딸기 2010.11.08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짐이 늘 별로 없는데.. 일주일 정도 해외출장은 걍 책가방(배낭) 한 개...
    대체 뭘 그렇게 많이 싸가지고 다니는 거야? @.@



그린피스 회원들이 팜유 생산을 위해 오랑우탄의 서식처가 파괴되고 있다고 시위하는 장면. 연합뉴스 사진이다.


팜유는 팜트리, 즉 야자나무에서 나오는 기름이다. 이 팜유는 기름 대신으로도 쓰고, 비누 같은 걸 굳히기 위해서도 쓴다. 왠만한 초콜릿, 버터, 과자, 비누에 팜유가 안 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팜유가 베지터블 오일보다 싸기 때문이다. 

문제는 팜유가 오랑우탄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데 있다. 팜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팜유를 생산하는 플랜테이션 농장도 늘어났다. 팜유 플랜테이션은 열대 정글을 잠식해 들어갔고, 열대 정글이 사라지면서 그 속에 살던 오랑우탄들은 집과 땅을 잃었다. 팜유-팜플랜테이션-열대정글-오랑우탄, 이렇게 먹이 그물이라면 그물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거 뭐, 중국에서 나비가 날개짓하면 뉴욕 증시가 무너진다 뭐 이런 이야기처럼 들린다. 

BBC의 2580식 시사프로인 <파노라마>에서 이 내용을 봤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팜 플렌테이션과 주민들, 오랑우탄 보호 시설을 찾아간 이 프로그램은, 플랜테이션 확장 때문에 생존을 위협받는 오랑우탄을 암만 구조해 와도, 자연으로 되돌려 줄 수가 없다는 한탄을 하고 있었다. 오랑우탄이 돌아갈 정글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안적으로, 정글을 파괴하지 않고 팜유를 생산하는 소규모 팜유 업체들도 없지는 않지만, '지속가능한 팜유'는 전체 팜유의 12% 밖에 되지 않아 안타깝다는 한탄도 함께 보여줬다. (사실 팜유와 오랑우탄에 대해 처음 생각해 본 나는 '지속가능한 팜유'가 12%나 된다는 데 놀랐지만 하여간, 그걸론 형편없이 부족하단다.) 더불어 '팜유' 대신 '베지터블 오일' 이라고 써서 소비자를 호도하는 '유니레버'를 콕 찍어, 그러면 안 된다고 준엄하게 꾸짖는 한편, 10년 걸려 일부 제품에 지속가능한 팜유를 쓰기 시작한 세인즈버리를 칭찬도 해 줬다. 

그러고 나서 새삼스럽게 찬장을 열어 보니, 내가 밥에 넣어 볶아도 먹고, 라면에 넣어 끓여도 먹는 '오뚜기 카레' 성분 소개에 큼지막하게 '팜유(말레이시아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앗 내가 카레 해 먹고, 볶음밥 해 먹느라고 오랑우탄들이 집이 없어 죽어가고 있단 말인가. 

에, 그렇다고 팜유가 들어간 걸 안 먹을 수도 없다. 스타벅스 커피도 안 먹을 수 없고, 틈틈이 콜라도 먹어 줘야 한다. 동남아시아의 꼬맹이들이 고사리손으로 기운 축구공으로 공도 차야 하고, 중국 서부의 노동자들이 가루와 먼지 마셔가며 재봉틀 돌려 만든 옷도 입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팜유와 오랑우탄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아아 몰라몰라, 하면서도 어쨌거나, 당분간은 팜유를 볼 때마다 오랑우탄이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그건, 중요한 문제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http://news.bbc.co.uk/panorama/hi/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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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cornwalk 2010.11.02 0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명애 기자님 재밌게 잘 읽고 있답니다!
    마침 "누군가"가 남겨두고 간 오뚜기 약간매운맛 카레를 라면에 넣어 저녁으로 먹었다는...

  2. bee 2012.07.05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두문단 정말 공감가네요,, 모두다 안할수는 없지만 생각하고 줄여가는 마인드가 중요한것 같아요 - 생태학쪽으로 파고들수록 무엇하나 사기도 먹기도 어려워서 머리가 아파지긴 하지만요 ㅠ

  3. 염소뿔 2013.01.26 1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현재 시판용 카레에 팜유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카레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대신 비싸도
    러빙헛의 순카레분을 싸서 먹습니다. 시판용 카레처럼 맛이 있지는 않지만 적당히 맵고 담백해서
    익숙해지니까 오히려 우유 등이 들어간 시판용 카레보다 맛있더군요. 비누도 러쉬에서 나오는 무팜유
    비누를 구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