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나 출장 때 짐이 많은 편이세요, 아님 적은 편이세요?

저는 언제부턴가 기본 짐가방이 3개가 되어 버려서, 짐에 눌려 다니게 됐는데요.
짐가방+노트북가방+카메라가방.
이게, 디지털 시대가 본격 도래하기 전만 해도 짐이 참 단촐했잖아요.
일주일 여행할 거면 학교 갈 때 메는 책가방에 조그만 손가방 하나면 됐는데,

요즘은 도저히 그렇겐 안 되더라고요. 놋북+케이블+마우스+유에스비+음악씨디 등등이 한 꾸러미,
카메라+렌즈들+충전기+휴대용디카+그 디카 충전기가 또 한 꾸러미.
걔들은 부치는 짐에 넣을 수 없으니까, 부치는 짐 자리가 훨~하니 넓어져서 뭔가 아쉬운 마음에,
라면 넣고 햇반 넣고, 등산화도 넣고, 샌들도 넣고, 에 또,
아무래도 휴가는 책을 읽어주며 팍 쉬어야 한다는 마음에

이 책 넣고, 저 책 넣고, 혹시 저 책 읽다 싫증나면 읽으려고 또 다른 책 넣고,
등등 하다보면 20킬로는 훌쩍 넘기게 되더라고요.

이게 다, 내 탐욕의 무게다, 싶으면서도 절대 줄지 않는... ㅠㅠ

보통 항공사들의 부치는 짐 한계가 20킬로 잖아요. 2~3킬로 정도는 눈 감아 주지만,
25킬로 넘으면 좀 곤란해지죠. 요즘은 항공사 사이트에서 추가 금액도 계산할 수가 있던데,
추가 금액이 어마어마해서, 걍 짐을 들고 공항 우체국 가서 해외 우편으로 부치는 게 낫죠.

근데, 짐을 가볍게 싸는 것이 좋은 게, 추가 금액 안 내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네요.




이건 덴마크 화물 노동자 조합인가요, 총 노동자 조합인가요 하여간 노조에서 만든 스티커인데요,
짐을 좀 가볍게 싸라는 거에요.
짐 부리는 화물 노동자들이 무거운 짐 때문에 허리가 삐끗,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고 보니 언제나 1~2킬로 더 쑤셔넣을 생각만 했지,

한번도 내 짐 때문에 누군가의 허리가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더라고요.

언젠가 런던 공항에서 '겨우 2킬로' 초과한 내 짐에 'HEAVY' 딱지를 붙이는 것 보면서

치사하다 치졸하다 중얼중얼 거렸는데,
사실 그건 그 짐을 드는 화물 노동자들에겐 꼭 필요한 정보였다는 생각이 새삼....

그나저나, 스티커 참 예쁘게 만들었죠?




이건 같은 노조에서 만든 안내문인데요, 단지 짐을 가볍게 싸는게 화물 노동자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구를 위해서도 좋다, 뭐 그런 내용이에요.
비행기가 가벼우면 이산화탄소 배출도 좀 적게 할 수 있다, 그런 거죠.

더불어서 노조가, 사측에 요구하는 내용들이 있는데,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현재 공항의 물류 하역 시스템 같은 것들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
그게 노동자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런데 대해서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인 것.. 같아요.
저 스티커나, 이 안내문이나 이런 것들이 노조가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비행기로 부친 짐이 안 와서 발 동동 굴러본 적은 없으세요?

저는 두번이나 그런 불행한 경우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귀국길이어서 큰 문제가 없었고,
두번째는 잠깐 영국에 있을 때,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잔뜩 부친 짐이 안 와서, 그야말로 발을 동동동 굴렸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짐 내놓으라고 항공사에 전화를 했는데, 6일만엔가 짐이 왔죠.
브리티쉬 에어웨이와 에어프랑스가 짐 분실률이 높다네요.
파리 공항과 로마 공항을 경유하면 특히 그렇고요.

저는 에어프랑스로 파리 공항을 경유했는지라, 딱 걸린 거죠.




도착한 짐의 짐표인데, 어이없게도 짐은 바로 다음날 런던 공항에 도착했지만 집까지 배달해 주는데 닷새나 걸렸어요.
자동으로 바코드를 읽지 못하면 계속 공항에 도착하지 않은 걸로 인식이 된다나요 뭐라나요 여하튼,

부치는 짐은 언제라도 늦게 오거나, 안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로 했어요.
절대 귀중품 같은 건 넣지 마시고, 돈도 넣지 마시고, 그리고 뭘 넣었는지 잘 기억해 두시고,
가능하면 가방 내부와, 겉 모습을 사진 찍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가방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더라고요.
저 스티커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네임 택은 꼭꼭 붙여 두시고요.
짐표는 여권과 함께 잘 챙겨 두셔야 해요. 짐표 없으면 짐 찾기가 골치아파진다네요.
무엇보다도, 걍 짐을 가볍게 싸는 게 좋겠죠. 저를 위해서나, 화물 노동자를 위해서나, 뭐 지구를 위해서나. 네^^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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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쏘뎅 2010.11.08 0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치같은 거 들어있는 짐이 하루 늦게 도착해서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던 적이... 터졌으면 화생방경보 났을거에요 아마? ㅋㅋ

  2. 딸기 2010.11.08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짐이 늘 별로 없는데.. 일주일 정도 해외출장은 걍 책가방(배낭) 한 개...
    대체 뭘 그렇게 많이 싸가지고 다니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