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새해 결심 하시면서, "올해는 고기를 줄이고 채식을 해 보겠다" 고 결심하신 분은 안 계시나요? 혹시 그런 결심을 하신 분이 있을지도 몰라서(^^;) 새해 특집으로 만들어 본 "채식 기내식" 포스팅입니다. 이 블로그의 뚜렷한 정체성은, 여행과 환경의 중간 어디쯤! 아닙니까. 

저는 살짝 베지테리언인데요, 채식'주의'라고 하기엔 '주의'가 너무 없고, 고기는 안 먹지만 돈까스는 먹고, 물에 빠뜨린 생선은 안 먹지만 구운 생선은 먹고, 심지어 훈제 연어는 좋아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정색하고 '채식주의자'라고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엄밀히는 편식, 그러나 스스로는 기회주의적 베지테리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제 이 기회주의적 채식주의가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게 비행기 탈 땝니다. 평소에 고기 잘 못 드시는 분들 중에, 비행기, 특히 외국 항공사 비행기에서 주는 고기는 너무 질기고, 냄새도 많이 나서 못 먹겠다, 하시는 분들 계시지 않으세요? 저도 그런 이유로, 항공사 안내문에서 '채식 등 특별식 주문 가능합니다'를 보고 전화를 걸어 채식 식사를 미리 부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벌써 10년이 넘어가서, 밥 먹을 때마다 찍어놓은 사진이 꽤 되네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베지테리언 기내식 분투기, 되겠습니다. (스크롤 압박 쎄게 있습니다)


아, 참, 베지테리언 기내식은 항공권 끊고 항공사에 전화해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좌석 배정 할 때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더군요. 비행기 타기 일주일 전에는 신청해 주셔야, 미리 준비가 된답니다. 




처음엔 저도 일단 항공사에 전화해 "채식 특별식이요" 했답니다. 그렇게 하면 이런 식사 줬습니다. 삶은 감자와 당근이 메인 디쉬인 몹시 슬픈 채식 식사입니다. 외국 항공사였나 봅니다. 샐러드 자리에 나물이 있네요. 밥도 없이 나물만 주면 어떡하란...ㅠㅜ  




역시나 슬픈 아침식사예요. 삶은 감자와 삶은 ...풀... 자세히 보시면 에어 캐나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05년 사진이네요. 




푸딩 같은 데 보면 'VL'이라는 스티커가 있지요? 저게 베지테리언 이라는 표시입니다. 옥수수 죽 비슷한 것과 삶은 야채로 구성된 간단 채식 식사. 

저의 이 슬픈 채식 식단은 그러나,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을 발견하면서 즐거운 채식 식사로 바뀝니다. 채식도 종류가 많더라고요. 일단 동양식, 서양식으로 나뉘어 지는데, 동양인이라고 동양식을 시키셨다가는 정말로 삶은 무와 야채로 구성된 밥 드시게 됩니다. 거기서의 동양식은 대체로 인도나, 동남아의 종교적 이유로 육류를 전혀 안 먹는 동양식을 가리키는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서양식을 달라고 하면 치즈 같은 게 들어간 좀 더 "화려한" 식사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은 우유와 계란을 먹는 채식인데, 유란채식이라고도 합니다. 저같은 '짝퉁 베지테리언'한테는 딱 좋더라고요. 




밥 위에 붙어 있던 이 스티커!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밀 되겠습니다. 




당장에 화려하지 않습니까? 계란과 우유를 넣으니, 케이크가 나옵니다. 이 페스트리는 안에 치즈 같은 게 들어있었는데요, 너무 맛있어서 싹싹 긁어먹답니다. 




근접샷입니다.




채식 식사라고 해서 야채 삶은 것만 주는 게 아닙니다. 덮밥 류도 꽤 많아요. 이건 채식 카레와 덮밥. 오른쪽 빵 옆에 'Flora'라는 조그만 버터가 보이시죠? 버터가 아니라 마가린이랍니다. 베지테리언은 동물성 지방인 버터 대신, 식물성 지방인 마가린을 줍니다. 스웨덴 가는 타이항공 비행기에서 찍었네요. 




역시 베지테리언 카레였던 것 같아요. 다양한 종류의 콩으로 구성된 샐러드를 보셔요. 

 



국수도 자주 나와요. 이 다채로운 채식 식사는 필리핀 가는 아시아나 항공이네요. 어쩐지 식사가 좋더라니. 나물을 얹은 유부초밥이 샐러드로 나와 있네요. 




국수 맛있었나 봅니다. 접사까지 찍어 놓은 걸 보면.




음, 유부초밥은 항공사의 인기 전채인가 보지요? 여기도 나옵니다. 컵 옆에 조그만 노란 버터통이 보이시나요? 컨트리 어쩌고 하는 건데, 저것도 마가린입니다. 채식 식사에 자주 따라 나와요. 




파스타도 빼 놓을 수 없죠. 피를 토한 것처럼 보이는 토마토 파스타. 알래스카 가는 중화항공 비행기였던 것 같습니다. 




야채 볶음 국수 입니다. 빵 오른쪽에 납작한 새카만 빵 보이시나요? 북유럽에서 많이 먹는 밀 빵인데, 덴마크에서 돌아오는 타이항공 편이었네요.  




아침 식사도 종류가 다양하답니다. 이건 전형적 베지테리언 아침 식사.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은 계란과 우유를 먹기 때문에 오믈렛도, 버터 들어간 크로와상도 먹습니다. 




요플레 뚜껑에 자세히 보면 'VLML'이라고 적혀 있어요. 락토 오보니까, 요플레도 냠냠. 




망고 소스가 곁들여진... 뭔 빵이었겠지요? 기억이 안 네요 ㅠㅜ 영국에서 한국 가는 네덜란드 항공편이었습니다. 




이런 오믈렛도, 




감자 으깬 것이 밥 대신 들어있는 베지테리언 아침 식사. 




여느 기내식도 마찬가지지만, 베지테리언 식사도 항공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랍니다. 서비스 좋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항공 기내식입니다. 저 호박 파내고 찰밥 넣은 것 좀 보세요. 오른쪽은 남미에서 많이 먹는다는 쿠스쿠스입니다. 2008년에 인천에서 알래스카 갈 때 찍었네요. 




포장이 죽여주는 네덜란드 항공 기내식. 




포장지 벗겨보면 토마트 파스타였습니다. 맛있었어요!




에어프랑스였던 것 같습니다. 볶음밥과 구운 야채가 함께 나오는 푸짐한 식사. 




한편 삶은 야채만으로 구성된 단촐한...-_- 상해 가는 중국계 항공사였습니다. 10만원짜리 저가항공권 답습니다. 




일본 항공에서 준 간식입니다. 베지테리언은 간식도 야채와 과일로..늘 주는 건 아니고, 주기도 한답니다. 왼 횡재냐 싶었지요. 




이게 딱 전형적 베지테리언 식사의 모습인 것 같아요. 컨트리 어쩌고 마가린과, 오이나 야채로 구성된 간단한 샐러드가 파스타와 함께 나옵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날아오는 싱가포르 항공이네요. 




저 밥상에 함께 놓여 있는 베건 쿠키. 베건은 고기와 생선, 유제품을 전혀 먹지 않는 베지테리언이에요. 베건 쿠키나 케이크는 버터나 우유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통 쿠키보다 약간 더 파삭한 기분이 들긴 한데, 맛있어요!

베지테리언 기내식에도 동양식, 서양식, 락토-오보 외에 베건도 있습니다. 통상 베지테리언을 구분할 때에도 락토-오보, 페스코(육고기는 먹지 않고 생선은 먹는 베지테리언), 베건으로 많이 나눕니다. 베건이야말로 진정성 있는, 진정한 의미의 베지테리언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네, 아직까지 갈 길이 머네요.

어쨌거나 결론은, 의외로 다양한 베지테리언 기내식의 세계, 나도 한번 도전해 보자 베지테리언 기내식, 뭐 이 정도입니다. 




Posted by orca3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지혜 2012.03.20 2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는 식사가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던거 같던데 정말 다양하네요.
    예전에 미국오갈때 KAL에서 주던 단순한 식사를 생각하니 베지테리언 식사지만 화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즈음은 많이 달라졌겠지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 Michael Kors outlet 2013.07.12 0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은 내가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예요,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