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세요? 이렇게 묻자니 쑥스러운 것이,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축 가라앉아 버렸죠. 경기가 몇년 째 계속 어렵기도 하고, 캐롤도 별로 들리지 않고, 선물도 뭐, 커플들이나 애들이나 하는 거고, 그런 것 같더라고요. 

영국도 경기가 몹시 어렵지만, 크리스마스는 나름 크리스마스인 것 같아요. 얘네들한테는 크리스마스가 우리 설날 같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가 보더라고요. 다들 손에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부모님 계시는 고향 집으로 가는 때입니다. 모르긴 해도, BBC 기자들도 빅토리아 기차역에 죽치고 앉아서 귀향길 스케치 찍고 있을 겁니다.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들이 앞다퉈서 "올해는 녹색 크리스마스를 보냅시다!"라고 캠페인을 하는데요, 저도 크리스마스 앞두고 "우리도 올해는 녹색 크리스마스를 보내자!" 는 취지로 기사를 쓰기도 했어요. 크리스마스 때 선물 포장 줄이고,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은 끄고 등등 뭐 그러자는 겁니다. 그런데, 올해 가까이서 보니까, 아 정말 놀랍더라고요. 평소엔 엘리베이터도 잘 안 타고, 집도 엄청 춥게 지내는 영국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때는 거의 "리미트 해제!" 수준으로 변신합니다. 단체들이 "제발 올해는 좀 녹색 크리스마스를..." 할 만 한 것 같아요. 



(사진: http://visitbritainnordic.wordpress.com )

런던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인 리젠트 거리입니다. 보통은 12월초에 크리스마스 점등을 했는데, 올해는 11월에 크리스마스 점등을 했어요. 경기가 나쁘니 크리스마스 쇼핑을 통해 한 번 살려 보자는 취지입니다. 사랑스러워서 좋긴 한데, 해가 오후 서너시면 지니까, 켜 놓는 시간이 꽤 길죠. 



(사진 http://www.myfashionlife.com )

모르긴 해도 정말 이렇지 않을까 싶어요. 크리스마스 쇼핑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전 주 주말이었던 17일에는 첫 뉴스가 "오늘 1천만명이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러 나갑니다" 였어요. 유로존 위기도, 중동 민주화도 제치고 크리스마스 쇼핑이 톱뉴스입니다. 맨날 천날 수리하는 런던 지하철도, 이날만큼은 풀 가동이었습니다. 





(사진 http://www.realbollywood.com)

선물을 얼마나 사느냐, 일단 식구 수대로 삽니다. 그리고 밥 먹으러 오는 친척들 것도 하나씩 사고요.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시크릿 산타"라고 해서, 한명씩 몰래 정해 선물 주는 것도 있어요. 마니또 비슷하죠. 회사에서 친한 사람들에게도 작은 선물 하고, 등등 하니까, 보통 크리스마스 1~2주 전에 하루 날 잡아 시내 가서 왕창 사 오더라고요. 제 앞자리 아이는 손가락으로 세 보더니, 한 10개는 사야 하는 것 같다고...ㅠㅜ 제 뒷자리 애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은행 가서 마이너스 통장 만들고 왔습니다. 선물도 사야 하고 파티도 줄줄이 있다며...

 


(사진:  http://inhabitat.com/ )

그리고 이 선물들은 대부분 다 포장을 해요. 그러다 보니 문방구나, 드럭 스토어나 수퍼마켓에도 포장지 코너가 따로 있어요. 이 사진은 크리스마스 포장, 제발 좀 줄입시다는 취지의 캠페인 사진입니다. 참고로, 이 사이트를 클릭 하시면, 에코 포장하는 법이 꽤 여러가지 나와 있어요. 이렇게 쓰니 광고 같네요 -_-

포장지도 포장지지만, 카드도 문제죠. 영국 사람 한 명이 평균 17장의 카드를 보낸답니다. 이게 나무로 치면 22만그루래요. 카드는 그렇다 쳐도 봉투는 다 버리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최근엔 "이카드 eCard"를 보내세요, 에 이어서,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다시 기부받는 프로그램도 생겼어요. 카드를 슈퍼마켓 재활용통에 넣으면 그걸 재활용해 수익으로 숲을 산다네요. 


트리도 걱정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나무를 키우는 곳을 다 합치면 영국에서만 2만5천 헥타아르가 됩니다. 맨체스터시 2배 크기래요. 나무들이 연말 되면 싹 베어 나갔다가, 그대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거죠. 그래서 요즘은 "뿌리채 사셔서 정원이나 화분에 심으세요" 이런 캠페인도 많습니다. 



(사진  http://www.kingston.gov.uk/ )


크리스마스 쓰레기 폭탄을 풍자하는 사진입니다.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영국에서만 300만톤의 쓰레기가 만들어집니다. 2층버스로 치면 40만대 분량입니다. 그러니 올해는 쓰레기 줄이는 녹색 크리스마스를, 기원할 만 하죠. 

아,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 저렇게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아, 생각하며 안심하셨죠? 저도 흐뭇한 기분으로 걷다가 잠시 생각해보니, ㅠㅜ 그렇지도 않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뭐 외국처럼 저러지 않지만, 우리는 설날 명절이 있죠. 식구 수대로 선물도 사고, 요즘 선물들은 어쩜 그렇게 다들 박스만 큰지, 명절 지나면 동네 재활용 분리수거함이 넘쳐 나잖아요. 그리고 근하신년 카드도 보내죠, 명절 음식은 으레 남게 마련이어서 쓰레기통으로 가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남 걱정할 때가 아니더군요. 남의 나라를 반면교사 삼아, 올해는 녹색 크리스마스, 녹색 설날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래는 지난해에 쓴 '그린 크리스마스' 기사입니다. 뻔한 소리긴 하지만, 참고하셔요~

 


‘그린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7가지 방법

2010/12/21| 0 
크리스마스가 이번 주로 다가오면서 카드 보내기, 트리 장식, 선물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크리스마스는 선물 포장 등으로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불필요한 조명 장식 때문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소비되는 ‘환경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린피스 등 해외 환경단체에 따르면 영국 한 국가에서 한 해 오가는 크리스마스 카드만 7억4000만장. 약 25만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는 셈이다.

크리스마스 때 발생하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그린 크리스마스’ 캠페인이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조금씩 확산되는 추세다. 녹색연합과 여성환경연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매년 ‘녹색 크리스마스 가이드라인’을 제안해 온 데 이어 기후변화행동연구소도 ‘그린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7가지 방법’을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환경단체들의 ‘그린 크리스마스 가이드라인’을 소개한다.

▲낮에는 트리의 불을 꺼 주세요

크리스마스를 맞아 거리, 상점은 물론 가정에서도 색색깔 조명을 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구가 반짝이는 동안 전기가 사용되면서 적지 않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조명 효과가 적은 낮 시간대만이라도 색깔 조명을 꺼 놓자.

▲크리스마스 카드는 ‘e카드’와 ‘재활용 카드’로

영국에서 발송되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매년 7억4400만장. 이 카드가 재활용지로 만들어지면 약 24만8000여 그루의 나무를 지킬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재활용 크리스마스 카드’를 검색하면 재활용지 크리스마스 카드를 찾을 수 있다. 나무를 전혀 죽이지 않는 전자 카드도 좋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공정무역’이나 ‘기부’로

값비싼 선물 대신 직접 만든 화장품, 과자, 목도리 등을 선물하자. 제품의 생산·이동에 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정성은 더할 수 있다. 생산자로부터 직접 제 값을 주고 사 오는 ‘공정무역’ 설탕·커피·수공예품 등은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웃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선물을 받을 사람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도 의미있는 선물이 된다. 물론 이산화탄소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선물 포장은 재활용품으로 간단하게

포장지 1㎏을 만드는데 필요한 이산화탄소는 3.5㎏. 자동차로 15분간 달리는 만큼의 양이다. 포장지가 배송되고 폐기되는 과정까지 합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 늘어난다. 종이 봉투, 상자, 천 조각, 리본, 아이들의 낙서, 옛 지도 등을 찾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면 보기에도 좋고 지구에도 좋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진짜 나무로

인공 크리스마스 트리는 PVC와 금속으로 만들어져 납 등의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인공 트리는 6년 정도 사용한 뒤 폐기된다. 쓰레기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쉽게 썩지도 않아 지구를 오염시킨다. 살아있는 나무를 사용하면 환경 부담이 줄어든다. 작은 나무를 화분에 심어 크리스마스 트리로 쓴 뒤 계속 키우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플라스틱 장식품 대신 팝콘, 말린 과일, 그림을 그린 종이를 매다는 것도 트리 장식으로 좋다.

▲크리스마스 만찬은 로컬 푸드로

수입 식품은 이동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고기를 준비한다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소보다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사용하자.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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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댄디 2012.01.04 1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활에 보탬이 되는 유용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설날 때 적용해 봐야겠어요. 기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본댄디 2012.01.04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활에 보탬이 되는 유용한 글 잘 읽고갑니다. 설날에 적용해 봐야 겠어요. 기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본댄디 2012.01.04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활에 보탬이 되는 유용한 글 잘 읽고갑니다. 설날에 적용해 봐야 겠어요. 기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본댄디 2012.01.04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활에 보탬이 되는 유용한 글 잘 읽고갑니다. 설날에 적용해 봐야 겠어요. 기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