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좋아하시나요?

보통 이렇게 물으면, '비싸서 못 먹어요' 라고들 하시지만,
어쨌거나 참치가 고급이다, 맛있다, 귀하다, 비싸다 이런 인식을 주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미스터 초밥왕> 같은 데도 보면, 최고급 참치 뱃살로 초밥을 만들어 경연에 나가면 심사위원이 저도 모르고 손뼉을 딱 하고 치는... 뭐 그런 류의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고.


(쇼타 화이팅!)

그런데 이 참치가 좀 독특한 생선이더라고요.
일단 엄청 큽니다. 북방 참다랑어 같은 건 몸 길이가 4-5미터 되는 것도 있어요.
몸무게 650킬로 뭐 이런... 사람보다 2배 이상 크죠.

수영도 엄청 잘해서, 빨리 달리면 시속 70킬로로도 헤엄칩니다. 달리는 말의 속돕니다.
거기다 생선 치고는 특이하게, 피가 따뜻하대요.
바다 온도가 6도 정도 밖에 안 되어도 얘들은 체온이 25도 쯤 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포스있게, 육식을 하죠. 다른 물고기를 잡아 먹어요.


(참치가 새삼 좀 달라보이지 않습니까? 사진:아마도 그린피스)



이런 여러가지 특징 때문에 참치를 '보통 생선이 아니다'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다 환경 운동을 하는 쪽에서는 인기 1위가 보통 고래인데, 그 다음이 참치 정도 되는 것 같더라고요.


왜 참치가 환경 운동의 대상이냐.

인류가 먹어 없앤 동식물이 한둘이 아니지만, 참치도 지금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죠.
거기에 대해서는 최근에 기사도 썼습니다.



참치는 우리에게 횟감/통조림 두 종류로 분류되지만,
사실 50종이 넘는 다양한 생선의 총칭입니다. 다랑어라는 생선이 있잖아요? 걔가 바로 참치입니다.
왜, 일본 요리에 가쓰오부시를 뿌려 주잖아요? '가다랑어 포'라고도 하는데, 그 가다랑어도 참치입니다.

그 많은 참치 중에서도 우리가 먹는 건 6종 정도인데,
횟감용 참치와 통조림용 참치는 같은 참치일까요, 다른 참치일까요?

(횟감용 참치)

(통조림 참치)


1. 참다랑어(bluefin)

이게 그 최고급 횟감 참칩니다. 올 초에 도쿄 츠키치 시장에서 324킬로그램 짜리가 킬로당 9만엔엔가 팔렸다고 하더군요. 킬로당 100만원인건가요. 몸집도 크고, 좀 카리스마도 있어 보여요. 전세계적으로 매년 6만톤 정도를 잡는데, 그 중 80%가 일본에서 소비된답니다.

얘가 바로 그 '위기의 참치' 입니다
.
참다랑어는 대서양 군과, 태평양 군이 있는데, 대서양 군은 거의 이미 씨가 말랐대요. 예전에 그린피스에서 "이대로 잡아대면 대서양 참치는 2012년에 씨가 마른다"라고 걱정한 적도 있어요. 심지어 멸종위기종 국제 거래에 관해 논의하는 'CITES(싸이테스라고 읽으면 됩니다)' 재작년 총회에서 이 참다랑어를 국제 거래가 안 되는 멸종위기종으로 할까 말까 논의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요즘은 참치잡이 어선들이 태평양 군에 눈독을 들이고 있죠. 우리나라도 꽤 잡습니다. 중서부 태평양 지역에서는 3~4위 가는 참치잡이 국가에요. 얼마 전에 그린피스가 한국 지부를 만들었는데, 그 중 주요 캠페인의 하나가 '참치잡이 문제'라고 하더군요.


(일본의 한 어시장에서 경매를 기다리고 있는 참치들. 사진:AP 연합뉴스)

2. 눈다랑어 (bigeye) & 황다랑어 (yellowfin)

눈다랑어는 참다랑어 다음 가는 횟감이에요. 눈이 크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을까 생각. 황다랑어는 껍질이 노란 기운이 있나 보더라고요.

태평양 눈다랑어와 황다랑어도 환경단체들은 좀 걱정하는 생선입니다. 참다랑어가 많이 줄어서 못 잡으니까, 눈다랑어나 황다랑어를 많이 잡나봐요. 또 태평양에서 가다랑어를 잡는데, 가다랑어 그물에 황다랑어나 눈다랑어 새끼가 섞여서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3. 가다랑어 (skipjack)

전세계에서 잡히는 참치의 60%가 이 참칩니다. 참치캔 통조림의 참치가 바로 이 참치가 대부분이에요. 개체군이 안정적이어서 잡아도 되는 모양이에요. 가쓰오부시도 바로 이 참치로 만든다는 것.


4. 날개다랑어 (albacore)

얘는 가장 작은 참치에요. 20~50킬로그램짜리. 역시 참치 통조림에 많이 씁니다. 그린피스는 이 참치도 너무 많이 잡는 것 같다고 좀 우려하는 종이고요.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 포스터... 혹은 로고입니다. 인터넷에서 주웠어요)

요약하자면, 횟감용 참치는 대부분 참다랑어-눈다랑어-황다랑어, 통조림 참치는 가다랑어-날개다랑어  되겠습니다.

횟감용 고급 참치는 아차하단 우리가 먹어 치워 없앨 지경에 있는 것 같고,
통조림용 참치는 아직까지 좀 더 먹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참치 같은 큰 물고기는 체내에 수은이 많이 축적돼 있어서, 임산부나 어린이는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대요.

또, '수산물 정의'라고 해야 하나, 환경 정의 의 문제도 있어요.
우리나라나 일본이 참치를 잡는 태평양 바다는 보통 가난한 남태평양 섬나라 연근해인 경우가 많은데,

동네 사람들이 열악한 장비로 힘들게 참치를 잡는 동안, 수산 강국들은 발달한 장비로 쉽게 싹 쓸어서 참치를 잡죠. 그러다 보니 조상 대대로 참치를 먹고 살아오신 그 분들이 참치 잡기가 힘들어 먼바다까지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대요.
대표적인 나라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인데요,
그린피스 아시아태평양지부 해양 캠페인 팀장이 바로 피지 사람입니다.

그린피스에서도 꽤 알아주는 참치 캠페이너죠. 한국에도 자주 와요. 우리나라가 참치 어업 강국이거든요.




기사를 쓴다고 참치를 연구하다 며칠 전 수퍼마켓에 갔다가 참치 캔을 하나 샀는데,
여러 모로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일단 성분표에서 '가다랑어'를 보니, 이 참치 놈들이 태평양의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다 여기 와 있나, 싶기도 하고, 시속 70킬로로 헤엄치는 놈들을 시속 4킬로로 걷는 내가 먹는 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참치 주먹밥이나 김밥은 아아 아무래도 너무 맛있다 싶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혹시 비싼 일식집에 가게 돼 참치 회를 눈앞에 마주하면 더 여러가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네네, 광폭 오지랖 돋습니다 ^^


(참치캔입니다. 돌려 보면 진짜로 '가다랑어'라고 적혀 있어요. 사진:동원 F&B)




Posted by orc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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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빅 피쉬 2011.07.29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깝게도 참치는 너무 맛있어요. 횟감으로나 통조림으로나...

    일본 원전 용융으로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바다로 유입되었다는 뉴스를 보고는 가장 먼저 한 일이 마트에 가서 참치캔을 박스채로 사들고 온것이었습니다. 유통기한이 10년이니 잘 보관하면 방사성물질이 희석되고 생물농축된 것들도 다른 분들 뱃속에서 최후를 맞는 순간까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얄팍한 속셈으로 그랬습니다. 그래서 아껴먹느라고 술안주따위로는 촉수를 엄금하고 있다는... 오호츠크해와 북태평양 원양어장에서 나오는 것들은 꺼림직해져서 앞으로 노가리도 뜯지 못할것을 생각하니 이웃나라 원숭이들이 너무너무 미워집니다.

    한 때 태평양에 가라앉는 소국 투발루 국민들을 한국에 이주시키고 그곳 어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인구늘려 좋고, 어마어마한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근데 그쪽사람들이 태평양연안국 아니면 관심이 없답니다. 사실 원조받기 위해서 환경재난의 무고한 희생자 역할을 충실히 맡고 있는 구석이 있지요. 태평양 한가운데에 대한민국 크기만한 거대한 가두리를 설치하고 참치 치어를 방사한 후 불경 테이프를 열심히 틀어줘서 갸들을 초식성 참치로 만드는 겁니다! 친환경 무수은 무방사능 참치! 떼돈벌것 같은데..

  2. 그런 오지랖은 광폭이어도 문제없어요~ 2011.08.01 0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걸 오지랖이라고 비아냥대는 것들이 문제인 거죠!
    ^^

  3. 명일 2011.08.01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경을 생각한다면 적게 먹어야 하는데(차마 아예 안먹겠다는 말은 못하고...)
    완전실천은 어려워도, 문제로 인식하고 실천 노력은 해봐야겠네요.

  4. 송재만 2011.08.03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명애 씨 글 잘읽었읍니






    최명애씨 많은걸알려쥐서 감사.
    글중에 수은함량이 많아 임산부나
    어린아이들은 많이 먹으면 안된다
    는 말은 막연하여 자칫 못먹는음식
    으로 느껴질 수 있어 신문의 기사를
    옮김니다
    조선일보 2009년11월4일자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 에서 한국인이 자주먹는 식품 113가지를 선정,
    그속에중금속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조사한 것이다.
    수은성분은 조기 고등어 광어 갈치
    오징어순이고 납성분은 김 미역 시금치 말린오징어 오징어순인데..중략
    그러면서 신문은 참치도 당연히
    먹이사슬의 위에있음으로 중금속함양이 축적되있지만 임산부라도
    일주일에 손바닥 크기만큼의 참치선일보 2009년11월4일자에

  5. 김종헌 2012.04.21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습니다...
    자세한 건 모르겠고 황다랑어 부분에 좀 이상한 게 있어서 몇 자 남깁니다...
    황다랑어는 껍질에 노란 기운이 있어서 황다랑어가 아니구요...
    초밥왕 만화책 아래 있는 사진이 황다랑어인 듯 합니다...
    뒤쪽 등이랑 배에 돌기같은 작은 지느러미가 노란색이잖아요...?
    거기가 노란 색이고 그래서 황다랑어라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껍질에 노란 기운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진상 뒤쪽에 짧은 지느러미들이 노란색인 게 황다랑어의 특징이랍니다...

    눈다랑어는 大眼金枪鱼 이런 표기도 있고...
    아무래도 그 큰 눈때문에 大眼이라고 붙은 듯 하구요...
    생각하신대로 큰 눈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뭐 대충 이 정도...

    잘 보고 갑니다...